미국, 이번엔 티베트 조정관 임명…중국 "간섭할 일 아냐"(종합)
"중국과 달라이 라마간 대화 촉진"
(워싱턴·베이징=연합뉴스) 류지복 김진방 특파원 = 미국 국무부가 20일(현지시간) 중국의 자치구인 티베트의 인권 문제 등을 담담할 특별 조정관을 임명했다.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은 이날 성명을 내고 민주주의와 인권 문제 담당인 우즈라 제야 국무부 차관이 티베트문제 특별 조정관을 겸임하도록 했다고 밝혔다.
블링컨 장관은 제야 조정관이 중국 정부와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인 달라이 라마 간에 조건 없는 실질적 대화를 촉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종교를 포함해 티베트인의 인권과 근본적 자유에 관한 존중을 촉진하고 티베트의 문화 보존, 미국의 인도적 지원, 물을 비롯한 천연자원 보전 등을 담당한다고 말했다.
중국 당국은 미국의 티베트 특별 조정관 임명에 강하게 반발했다.
자오리젠(趙立堅)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1일(현지시간) 정례브리핑에서 "티베트는 평화 해방 이후 70년 동안 사회가 통합되고, 경제가 번영했으며, 종교 문화 사업 등이 발전했다"면서 "티베트에 관해서 미국 측은 전혀 걱정하거나 간섭할 필요가 없다"고 쏘아붙였다.
그러면서 "미국은 인권이란 이름으로 다른 나라 내정에 간섭할 자격이 없다"며 "즉시 정치적인 행동을 중단하고, 자신의 심각한 인종과 인권 문제를 진지하게 반성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중국은 1950년 티베트를 침공해 병합했고, 1965년 이 지역을 시짱 자치구로 편입했다.
달라이 라마는 인도 북부 다람살라에 티베트 망명정부를 세우고 비폭력 독립운동을 이끌고 있다.
인권단체들은 중국이 티베트인의 종교적 생활과 문화를 억압하며 인권 침해를 자행한다고 주장해 왔고, 미국도 티베트 정책지원법을 제정해 티베트의 인권 증진 등 노력을 뒷받침하고 있다.
하지만 중국은 미국의 이런 태도를 내정간섭이라고 반발하며 티베트 조정관과 상대하길 거부하고 있다.
일례로 전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지난해 티베트 조정관을 임명하자 중국은 티베트를 불안정하게 만드는 행위라면서 강하게 반발했다.
미국은 현재 중국의 신장위구르 인권탄압, 홍콩국가보안법 제정 등 인권 문제를 고리로 각종 제재를 가하고 있는 등 중국과 갈등을 빚고 있다.
특히 중국의 인권 문제를 이유로 내년 2월 베이징 동계올림픽에 외교사절단을 보내지 않는 외교적 보이콧까지 결정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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