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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청 "전통미사가 교회 분열에 악용…무익한 논쟁 중단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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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청 "전통미사가 교회 분열에 악용…무익한 논쟁 중단해야"
'전통미사 제한' 교황 결정 Q&A 해설서 발간…보수 교계 반발 여전



(바티칸=연합뉴스) 전성훈 특파원 = 교황청이 전통 라틴 미사 제한은 가톨릭교회의 통합성을 위해 불가피하다며 그 정당성과 필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가톨릭 성찬례와 전례 업무를 관장하는 교황청 경신성사성은 18일(현지시간) 전통 라틴 미사를 제한하는 내용을 담은 프란치스코 교황의 '자의 교서'(Motu Proprio·교회 내 규율이나 행정적 문제를 다루는 교황 문서) 관련 지침서를 발간했다.
이는 자의 교서 내용을 명확히 해달라는 일부 주교들의 요청에 따른 것이다. 지침서는 전통 미사 제한과 관련한 11개의 질문에 답변하는 'Q&A' 형식으로 쓰였다. 그중에는 견진성사와 같은 각종 성사를 위해 전통 미사가 집전돼선 안 된다는 내용도 있다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지난 7월 발표된 교황 자의 교서에는 전통 미사를 집전하려면 담당 주교의 허가를 받도록 의무화하고 라틴 미사와 관련한 배타적 종교 단체 설립을 금지한다는 등의 내용이 담겼다.
1570년부터 이뤄져 온 전통 미사는 근대 미사와는 달리 사제가 신자에게서 등을 돌린 채 라틴어로 집례하는 방식을 따른다. 사제 중심으로 미사가 진행되며 일반 신자들은 엄격하게 침묵을 지켜야 한다.
제2차 바티칸 공의회(1962∼1965)의 전례 개혁으로 현재와 같은 대중적인 방식의 미사가 도입되면서 전통 미사는 주교의 특별 허가 아래에서만 가능했다.

이후 교황 베네딕토 16세가 2007년 자의 교서를 통해 이러한 제한을 폐지하고 자유롭게 전통 미사를 집전할 수 있게 했는데 프란치스코 교황이 이를 다시 2차 바티칸 공의회 개혁 정신을 살리는 방향으로 원위치시킨 것이다.
이는 미사 방식을 둘러싼 교회 내 갈등이 용인하기 어려운 상황에까지 이르렀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전통 미사를 고수하며 대중 친화적으로 변화한 미사 방식을 거부하는 소수의 보수 성직자들을 겨냥해 교회의 통일성을 해치는 행위를 용납하지 않겠다는 경고의 메시지도 실렸다는 게 교계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교황은 당시 이러한 결정의 배경을 설명하는 별도 서한에서 "베네딕토 16세가 보여준 선한 의지와 관용이 교회 분열에 악용되고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번 경신성사성의 지침서도 전통 미사를 제한하는 데 대한 보수 가톨릭계의 비판이 그치지 않는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주목을 받는다.
경신성사성 장관인 아서 로시 대주교는 서문에서 "전례 그 자체가 이데올로기적으로 이용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면서 "분열만을 초래하는 무익한 논쟁을 이제 중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로시 대주교는 전통 미사가 2차 바티칸 공의회 개혁의 타당성과 정통성을 부정하는 데 악용돼선 안 된다는 점도 지적했다.
보수 가톨릭 교계는 이번 교황청 지침서에 다시 한번 발끈하는 분위기다.
잉글랜드와 웨일스 지역에서 활동하는 '라틴 매스 소사이어티' 회장인 조셉 쇼는 전통 미사 제한이 일부 신자들을 극단주의적으로 돌려세우는 등 교회 전체에 매우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luch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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