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13개월만에 일일 확진 최대…정부, 추가 대책 '만지작'
이틀 연속 2만8천명대, 사망자도 120명 넘어…드라기, 23일 방역회의
(로마=연합뉴스) 전성훈 특파원 = 이탈리아에서 성탄절을 앞두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다시 빠르게 전파하면서 정부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이탈리아 보건당국에 따르면 코로나19 하루 신규 확진자 수가 17일(이하 현지시간) 2만8천632명, 18일 2만8천64명을 각각 기록했다.
이는 2차 유행 막바지인 작년 11월 26일(2만9천102명) 이래 약 1년 1개월 만의 최고치다.
피검사자 수 대비 확진자 수의 비율을 나타내는 확진율도 17일 4.3%, 18일 4%로 위험 수위에 이르렀다. 사망자 수는 각각 120명, 123명으로 집계됐다.
18일 현재 입원 치료를 받는 중환자 수 역시 953명으로 1천 명에 육박하고 있다.
보건당국은 아직은 코로나19 델타 변이 감염자가 절대다수지만 오미크론 변이 감염자 수도 서서히 증가하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18일까지 확인된 오미크론 감염자 수는 84명이다.
상황이 심상치 않게 돌아가면서 이탈리아 정부도 긴박하게 움직이는 모양새다.
마리오 드라기 총리는 23일 내각 각료들이 모두 참석하는 방역 회의를 열어 연말연시 바이러스 확산 방지를 위한 후속 규제책을 논의할 예정이다.
공영방송 라이(Rai)뉴스 등 현지 언론에서는 ▲ 백신을 맞았거나 감염 후 회복한 사람만 시내 교통·쇼핑센터 이용을 허용하는 방안 ▲ 실외 마스크 착용 전면 의무화 ▲ 실내 나이트클럽 등 다중밀집 시설 출입 시 백신 접종자에도 음성확인증을 요구하는 방안 등이 논의 테이블에 오를 것으로 예상한다.
당국은 아울러 이번 겨울을 무사히 나기 위한 방역의 근간은 역시 백신 접종이라고 보고 백신 접종률을 끌어올리는데 사활을 결고 있다.
이탈리아의 백신 1차 접종률은 전체 인구(약 5천930만 명) 대비 79.5%, 접종 완료율은 76.5%다.
이탈리아 정부의 코로나19 대응을 자문하는 과학기술위원회(CTS) 프란코 로카텔리 코디네이터는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현재의 확진자 증가 추이를 백신의 실패로 해석하면 안 된다"며 "백신이 없었다면 훨씬 빠른 확산세 속에 수많은 생명이 희생됐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 세계적으로 맹위를 떨치는 오미크론 변이와 관련해선 "이탈리아에서도 매우 빠른 속도로 퍼지고 있긴 하나 아직은 전파력이 제한적"이라면서 "다만, 더 널리 유행하기 전에 발 빠른 대처가 필요하다"고 짚었다.
lu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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