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 태풍 '라이' 필리핀 강타…최소 21명 사망
중·남부서 통신·전기 끊기고 건물 파손…30만명 넘게 대피
(하노이=연합뉴스) 김범수 특파원 = 슈퍼 태풍 라이가 필리핀을 휩쓸고 지나가면서 지금까지 20명 넘게 사망자가 나온 것으로 파악됐다.
18일 AFP통신과 현지 언론에 따르면 태풍 라이에 의한 침수 및 건물 파손 등으로 인한 사망자 수는 최소 21명으로 집계됐다.
또 태풍이 강한 위력을 발휘한 남부와 중부 지역에서는 통신과 전기가 끊기고 가옥이 침수되는 등 피해가 속출해 30만명 이상이 집을 떠나 대피했다.
태풍 라이는 지난 16일 남부 민다나오 북동부의 관광지인 시아르가오섬에 최대 풍속이 시속 195㎞인 상태로 상륙했다.
미국 태풍경보센터(JTWC)에 따르면 라이의 최대 풍속은 시속 259㎞에 달해 슈퍼급으로 분류됐다.
이후 남부와 중부 지역을 지나면서 폭우를 뿌려대 여러 마을이 침수되고 나무와 목조 건물이 떠내려갔다.
지역별 인명 피해 상황을 보면 남부 민다나오의 수리아고와 인근 디나가트섬에서 각각 적어도 3명, 6명이 각각 숨진 것으로 파악됐다.
필리핀 재난 당국은 군경과 소방대원 등 1만8천명을 동원해 피해가 큰 지역에서 인명 구조 및 수색 작업에 나설 계획이다.
필리핀 국제적십자연맹(IFRC) 회장인 알베르토 보카네그라는 "지난 10년간을 통틀어 12월에 발생한 태풍 중 가장 강력했다"고 말했다.
현재 태풍 라이는 다소 세력이 약해진 상태에서 남중국해상을 지나고 있다.
오는 19일 오전에는 베트남 중부 해상 밖 280㎞까지 접근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베트남 중부의 다낭과 꽝응아이, 빈딘, 푸옌, 카인호아성은 위험 지역의 주민들을 미리 대피시키고 어선들의 출항 자제를 당부했다.
필리핀은 매년 평균 20개 안팎의 태풍이 지나가면서 농작물 유실과 가옥 파손 등의 피해가 끊이지 않는 나라다.
한편 기상학자들은 지구 온난화의 영향으로 인해 갈수록 태풍의 강도가 강해질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bums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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