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탐사선 파커호, 인류 우주선 최초로 바깥 대기 코로나 통과
1천300만㎞ 접근 8번째 비행서 첫 '태양 닿기'…9번째 근접 때도 진입한 듯
(서울=연합뉴스) 엄남석 기자 = 미국의 태양 탐사선 파커호(Parker Solar Probe)가 인류가 보낸 탐사선으로는 최초로 태양의 바깥 대기인 코로나를 통과했다.
파커호 담당 과학자들은 14일(미국 현지시간) 뉴올리언스에서 열린 미국지구물리학회(AGU) 추계회의에서 파커호가 지난 4월 28일 태양에 1천300만㎞까지 다가가며 8번째 근접 비행을 할 때 총 5시간에 걸쳐 코로나를 지나갔다고 발표했다.
이런 사실은 파커호로부터 자료를 수신하고 코로나 통과를 확인하는데 여러 달이 걸려 뒤늦게 발표됐으며, '물리학리뷰회보'(Physical Review Letters)에도 관련 논문이 게재됐다.
파커호는 지난 8월에 이뤄진 9번째 근접 비행 때도 코로나를 통과한 것으로 초기 자료에서 나타났으나 추가 분석이 필요한 것으로 전해졌다.
태양 탐사 임무를 띠고 지난 2018년 8월에 발사된 파커호는 2025년까지 6년 11개월에 걸친 탐사기간에 태양 궤도를 24바퀴 돌며 점점 더 다가가 616만㎞까지 접근할 예정이며, 지난달 782만㎞까지 다가서며 10번째 근접 비행을 마쳤다.
태양은 지구와 달리 딱딱한 표면을 갖고 있지 않지만 태양 물질이 초고온으로 가열된 채 태양의 중력과 자기장에 붙잡혀 있는 대기가 있다. 태양의 중력과 자기장이 약해져 태양 물질이 우주로 빠져나가는 한계선이 태양 대기의 끝이자 우주와의 경계인 셈인데, 이를 '알벤(Alfven) 임계표면'이라고 한다.
파커호는 이 알벤 임계표면 아래로 3차례 내려가 총 5시간에 걸쳐 코로나 속을 비행했다.
알벤 임계표면을 빠져나온 태양 물질이 태양풍이 돼 지구를 비롯한 태양계에 영향을 미치는데 지금까지는 680만∼1천400만㎞에 있을 것으로 추정만 할 뿐 정확한 위치를 알지 못했다.
논문 제1 저자인 미시간대학의 천체물리학자 저스틴 캐스퍼 교수는 "조만간 짧게라도 코로나를 통과할 것으로 기대를 하고 있었지만 이미 통과했다는 것을 알게 돼 몹시 흥분됐다"면서 "(코로나 통과는) 파커호의 주요 임무 달성과 코로나 물리학 이해의 새로운 시대를 나타내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파커호가 처음으로 코로나 속에 있었던 극적인 시간이 5시간밖에 안 돼 대수롭지 않게 생각될 수도 있지만, 초속 100㎞로 비행 중이어서 방대한 지역을 지나가며 코로나 속 입자를 채집하고 자기장을 측정하는 등 과학 장비를 가동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논문 공동 저자인 존스 홉킨스대학의 파커호 프로젝트 과학자 누르 라우아피 박사는 앞으로 파커호 탐사를 통해 태양풍의 기원과 함께 어떻게 가열되고 우주로 내뿜어지는지에 대한 이해를 도와줄 것으로 기대했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 과학임무 담당 토마스 주부큰 부국장은 "파커호의 '태양 닿기'(touching the Sun)는 태양 과학의 기념비적 순간이자 진정으로 뛰어난 위업"이라면서 "태양의 진화와 태양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더 깊은 통찰력을 제공해줄 뿐만 아니라, 태양을 통해서 알게 된 모든 것은 우주의 다른 별에 관해 더 많은 것을 가르쳐주게 될 것"이라고 했다.
eomns@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