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IS 공습, 반바지에 크록스 신은 비공식 조직이 좌우"
NYT, 전·현직 군 인사 인용 보도…"민간인 피해 커진 이유" 비판
(서울=연합뉴스) 신유리 기자 = 미국이 시리아의 이슬람국가(IS)에 대한 미사일 공격을 결정한 주체가 국방부가 아닌 비공식 조직이었다는 보도가 나왔다.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12일(현지시간) 전현직 국방부 관계자들을 인용, '탤런 앤빌'(Talon Anvil)으로 불린 비공식 조직이 2014∼2019년 IS를 소탕한다는 목표 아래 물밑에서 활동했다고 폭로했다.
이 조직은 20명이 채 안 될 만큼 소규모일 때도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미군이 IS를 겨냥해 폭탄과 미사일 11만2천발을 퍼붓는 데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게 이들 관계자의 전언이다.
이 조직은 특히 간판 없는 사무실에서 스크린을 보며 미사일을 쏠 과녁을 조준했는데, 공식적으로는 존재하지 않는 조직이었다고 한다.
탤런 앤빌은 국방부의 교전규칙을 따라야 하는 정규군과 달리 민간인 보호 같은 교전 준칙을 외면했으며 적을 섬멸한다는 목표만 내세운 채 무자비한 타격을 퍼부어 민간인이 희생됐다고 NYT는 보도했다.
그러면서 "논일을 하던 농부, 길거리를 지나가던 어린이, 대피하려는 주민 등 전투와 무관한 민간인을 해친다는 점에서 미 중앙정보국(CIA)과 국방부가 불안에 떨었다"라고 지적했다.
특히 이 조직 소속 인원은 표면적으로는 군인이라고 볼만한 표식이 거의 없었으며 직위나 직함 없이 이름으로 불렸고 군복을 입지도 않았다고 한 관계자는 NYT에 말했다.
일부는 면도도 하지 않은 채 반바지 차림으로 근무했고, 크록스 같은 슬리퍼를 신기도 했다고 이 관계자는 전했다.
앞서 NYT는 2019년 3월 시리아에서 IS 근거지를 노리려던 미군 공습 때문에 어린이와 여성 수십 명이 목숨을 잃었던 게 지금까지 은폐됐다고 지난달 보도한 바 있다.
그런데 당시 공습 또한 탤런 앤빌의 행태와 무관하지 않다고 NYT는 추정했다.
이와 관련해 빌 어번 미 국방부 중부사령부 대변인은 언급을 거부했다.
또 오폭이 끊이질 않으면서 시리아에 투입된 조종사들은 폭격 명령을 거부하기도 했는데 이는 탤런 앤빌이 인구 밀집 지역을 표적으로 삼는 게 문제가 됐기 때문이었다고 NYT는 전했다.
특히 미 공군, CIA가 이를 둘러싸고 경고음을 낸 데 이어 탤런 앤빌 내부에서도 전투와 무관한 민간인을 공습하는 것을 거부했으나 묵살됐다고 한다.
시리아는 10년째 이어지는 내전으로 고통받고 있다. 미국은 2019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시 미군 전면 철수를 발표했으나 요충지에는 여전히 주둔 중이다.
시리아 내전은 2011년 '아랍의 봄' 민중 봉기 이후 바샤르 알아사드 독재 정권과 반군이 대치한 상태에서 2014년께 IS가 등장하면서 희생자가 끊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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