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페이 주가 요동에 증권가도 가치 평가 '주저'(종합)
상장일 종가 '19만원대' 복귀…고평가·규제 부담 여전
(서울=연합뉴스) 이미령 기자 = 지난달 초 상장한 카카오페이 주가가 잇단 호재·악재에 오르내림을 이어가면서 향후 주가 흐름에 대한 투자자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공모 과정에서부터 고평가 논란을 빚었던 카카오페이 주가가 상장 후에도 변동을 거듭해 증권가에서는 여전히 가치 평가를 보류하는 분위기다.
13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카카오페이 주가는 전날보다 3.06% 내린 19만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상장일 종가(19만3천원)에 근접한 수준이다.
카카오페이는 상장일인 지난달 3일 공모가(9만원)의 2배를 웃도는 가격에 마감하며 양호한 성적으로 증권 시장에 입성했으나 차익 실현 매물에 이튿날부터 하락세를 보이더니 금세 14만원까지 밀렸다.
이후 소폭 오르내림을 이어가던 카카오페이 주가는 코스피200 지수 편입을 계기로 다시 상승 흐름을 탔다. 지수 특례편입 발표 이튿날인 지난달 25일 이후 주가는 3거래일간 30% 넘게 뛰어 장중 24만원을 넘기도 했다.
그러나 막상 코스피200 지수 편입 첫날인 10일 주가는 일부 되돌림 물량 출회와 임원들의 지분 매도 소식에 6% 하락, 이날까지 약세가 이어지며 주가는 상장일 종가 수준으로 재차 되돌아갔다.
고경범 유안타증권[003470] 연구원은 "카카오페이는 코스피200 지수 편입 모멘텀이 소멸했고 지수 편입으로 공매도가 가능해지면서 매도 폭이 컸다"면서 "여기에 카카오페이의 실질적 유통 물량이 많지 않아 상승이나 하락 국면에서 시장 충격이 더 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5월부터 코스피200·코스닥150 지수 구성 종목에 한해서는 공매도가 가능하다.
일부 임원들의 주식 매도 소식도 투자 심리를 위축시켰다.
류영준 카카오페이 대표 등 임원 8명은 10일 스톡옵션을 통해 취득한 주식 44만여주를 시간외매매 방식으로 매도했다고 공시했다.
김수현 신한금융투자 연구위원은 "코스피200 지수 편입 전에는 실제 (패시브 자금) 편입 수요와 그 기대감에 주가가 올랐다"면서 "이후 투기적 목적으로 접근했던 펀드의 차익 실현과 공매도 가능성 부각으로 주가가 하락 압력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주가 고평가 논란이 나오는 기업에 대해 임원들의 주식 매도 소식이 나와 투자 심리에 부정적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카카오페이 주가 전망에 대해 "내년 본궤도에 오르는 마이데이터 사업에서 카카오페이가 플랫폼 사업자로서 경쟁력이 있고 내년 초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편입 이벤트가 있기 때문에 내년 이후 주가 회복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다만 "카카오페이가 플랫폼 기업으로서 경쟁력을 보여준다면 지금보다 가치평가가 더 올라갈 수도 있지만, 규제 환경이 부정적으로 바뀌고 플랫폼 사업으로서의 역량을 보여주지 못하면 고평가 논란에 다시 휩싸일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증권가에서는 공모 과정에서부터 고평가 논란을 빚었던 카카오페이에 대해 여전히 가치 평가를 주저하는 분위기가 우세하다.
해소되지 않은 규제 리스크도 부담이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주가 향방에 대해서는 "(카카오페이 분석이) 아직 예민한 부분이라 하지 않고 있다"면서 "코멘트하기 힘들다"고 밝혔다.
또 다른 증권사 연구원도 "최근 수급 때문에 카카오페이 주가가 많이 올라갔는데 아직까진 이익이 그만큼 나오지 않아서 증권사들도 분석을 잘 안 내놓는 것 아니겠느냐"고 전했다.
이날 종가 기준 카카오페이 시가총액은 25조508억원 규모로 코스피 시총 12위(보통주 기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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