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총리, '아브라함 협약' 당사국 UAE 첫 방문
실세 왕세제 만나 '이란 위협' 문제 논의할 듯
(카이로=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 이스라엘 총리가 '아브라함 협약'을 통해 관계를 정상화한 아랍국가 중 하나인 아랍에미리트(UAE)를 처음으로 방문한다고 현지 언론이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나프탈리 베네트 이스라엘 총리는 이날 오전 각료회의에서 "나는 오늘 UAE 방문을 위해 출발한다. 이스라엘 총리로는 첫 방문"이라고 깜짝 발표했다.
베네트 총리는 이번 방문 기간에 UAE의 실세인 무함마드 빈 자예드 알 나흐얀 아부다비 왕세제와 회담할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언론은 이스라엘 총리의 역사적인 첫 UAE 방문의 주요 의제가 이란의 위협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스라엘은 이란 핵 합의 복원이 불발될 경우 이란의 핵시설을 직접 공격하겠다는 입장을 공공연하게 밝혀왔다. 미국도 이란 핵시설 공격을 염두에 둔 이스라엘과의 합동 군사훈련 문제를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UAE에서는 최근 셰이크 타흐눈 빈 자이드 알 나흐얀 안보 보좌관이 이란을 방문해 에브라힘 라이시 대통령을 면담한 적이 있다.
이스라엘은 지난해 9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중재로 UAE, 바레인과 '아브라함 협약'을 체결했다. 모로코와 수단도 이스라엘과 관계 정상화에 동참했다.
이스라엘을 대표해 협약에 직접 서명한 것은 베냐민 네타냐후 전 총리지만, 그를 밀어내고 집권한 현 이스라엘 연립정부도 협약을 계승해 후속 절차를 밟아왔다.
연정의 이인자인 야이르 라피드 외무장관은 지난 6월 말 이스라엘 장관급 관리로는 처음으로 UAE를 방문해 대사관을 개설하고 협력 확대를 약속했다.
관계 정상화 후 1년간 교역 규모가 7억 달러(약 8천270억 원)까지 늘어날 정도로 양국의 협력은 활발해졌다. 또 양국은 최근 우주개발 협력 협정을 맺고 달 탐사도 공동으로 진행하기로 했다.
한편, 네타냐후 전 총리는 아브라함 협약 체결 후 여러 차례 역사적인 UAE 방문을 시도했으나 코로나19 대유행 등으로 끝내 뜻을 이루지 못했다.
특히 지난 6월에는 요르단 왕세자의 동예루살렘 성지 방문을 둘러싼 의전 논란 끝에 출발 당일 요르단이 영공을 봉쇄하면서 네타냐후의 UAE행을 막았다.
meola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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