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년뒤 생산·청년인구 '반토박'…잠재성장률 하락 가속 우려(종합)
생산인구 향후 5년간 177만명·50년간 2천1만명 줄어
고령인구, 2070년엔 전체의 46.4%인 1천747만명
청년인구, 2070년 499만명…지난해의 45.5% 수준
(세종=연합뉴스) 김다혜 기자 = 경제를 지탱하는 생산연령인구(15∼64세)가 앞으로 50년간 2천만명 넘게 줄어 지금의 절반 이하로 쪼그라들 전망이다.
청년 인구(19∼34세)는 지난해 1천96만명에서 2070년 499만명으로 반 토막 나고, 65세 이상 고령인구는 815만명의 2배를 웃도는 1천747만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사회가 전반적으로 늙어가는 셈이다.
생산연령인구 등이 줄어들면 잠재성장률에도 부정적인 영향이 우려된다.
통계청은 9일 발표한 '장래인구추계: 2020∼2070년' 자료에서 생산연령인구가 2020년 3천738만명(총인구의 72.1%)에서 2030년 3천381만명(66.0%)으로 감소하고, 2070년에는 1천737만명(46.1%)까지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50년간 생산연령인구가 2천만명 이상 줄어 지난해의 절반에도 못 미치게 되는 셈이다.
이는 출산율과 기대수명, 국제이동을 중간 수준으로 가정했을 때로, 낮은 가정 값을 적용한 저위 추계 시나리오에서는 2030년 3천332만명(66.4%) 2070년 1천408만명(44.6%)으로 더 많이 감소한다.
생산연령인구는 2020년대에 연평균 36만명씩 감소하다가 2030년대에는 연평균 53만명씩 감소할 전망이다. 2021∼2070년 전체로 보면 연평균 40만명씩 줄어든다.
당장 향후 5년간 177만명이 줄어들 전망인데, 이런 감소폭은 2019년에 통계청이 전망했던 것보다 26만명 많은 수준이다.
통계청은 "베이비붐 세대가 생산연령인구에서 고령인구로 이동하는 2020년부터 연령 계층별 인구의 변동 폭이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65세 고령인구는 지난해 815만명(15.7%)에서 2024년에 1천만명을 넘어서고, 2049년 1천901만명(39.8%)까지 증가했다가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2070년에는 고령인구가 1천747만명으로 2049년보다 적지만 총인구가 더 큰 폭으로 감소해 고령인구 비중이 46.4%로 높아진다.
고령인구 비중은 2025년 20%, 2035년 30%, 2050년 40%를 넘어설 전망이다.
19∼34세 청년인구는 지난해 1천96만명(21.1%)에서 향후 10년간 198만명 감소하고, 2070년에는 499만명(13.3%)으로 반토막 날 것으로 예상됐다. 2020년의 45.5% 수준이다.
더 나쁜 상황을 가정한 시나리오에서는 청년 인구가 380만명(12.1%)까지 줄어든다.
유소년인구(0∼14세)는 지난해 631만명(12.2%)에서 2070년 282만명(7.5%)으로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지난해에는 고령인구가 유소년인구보다 1.3배였지만, 2070년에는 6.2배에 이르게 된다.
이마저도 합계출산율이 2024년 0.70명으로 저점을 찍고 반등해 2070년에는 1.21명까지 상승할 것으로 가정했을 때의 전망치다.
인구성장 가정에 따라 유소년인구가 2070년 182만명(5.8%)까지 쪼그라들 가능성도 있다.
학령인구(6∼21세)는 지난해 789만명에서 2030년 594만명, 2070년 328만명으로 감소할 전망이다.
향후 10년간 195만명이 줄어드는 셈이다. 특히 2030년 초등학교 학령인구는 2020년의 58.5% 수준으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다.
김수영 통계청 인구동향과장은 "출산율이나 출생아 수가 향후 3년에서 4년간 더 감소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유소년인구와 생산연령인구 감소 폭이 (종전보다) 더 확대됐다"며 "고령화는 기존 추세와 같이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진행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통계청은 이날 별도로 제시한 100년 추계표에서 2120년에는 생산연령인구가 1천6만명으로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2020년 생산연령인구의 26.9% 수준이다. 이때 고령인구는 904만명, 유소년인구는 186만명일 것으로 예상했다.
가장 비관적인 시나리오에서는 2120년 생산연령인구가 557만명으로 2020년 생산연령인구의 14.9% 수준으로 급감한다. 이때 고령인구는 567만명, 유소년인구는 90만명이다.
생산연령인구 감소는 우리나라의 잠재성장률을 갉아먹는 주요한 요인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지난 10월 발표한 재정전망 보고서에서 정책 대응 없이 현 상황이 유지된다고 가정할 때 한국의 1인당 잠재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2000∼2007년(3.8%), 2007∼2020년(2.8%)에서 2020∼2030년(1.9%), 2030∼2060년(0.8%)으로 떨어질 것으로 추정했다.
2020∼2030년까지는 OECD 평균(1.3%)보다 잠재성장률이 높지만, 인구구조 변화 등의 영향으로 2030∼2060년에는 캐나다와 함께 OECD 38개 회원국 중 꼴찌가 된다는 전망이다.
통계청의 장래인구추계가 2019년보다 한층 어두워진 점을 고려하면 잠재성장률 전망이 더 악화할 가능성도 있다.
기획재정부는 "향후 5년여간 생산연령인구 감소세가 커진 상황에서 생산인구에 대한 대응책 마련이 시급하다"며 "외국인력 활용체계 구축, 고령자 계속 고용, 경력단절 여성의 고용시장 참여 등 생산인구의 양적 확대와 질적 성장을 위한 정책 과제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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