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 2차대전때 지은 하와이 연료저장소 사용 중지
지하수에 석유 유출돼 식수 오염 피해
(서울=연합뉴스) 강진욱 기자 = 미국 해군이 식수 오염 문제로 하와이 호놀룰루의 진주만 기지의 지하 연료저장소 사용을 중지했다고 AP통신이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AP통신에 따르면 이곳을 방문한 카를로스 델 토로 미 해군장관은 이날 기자들에게 "끔찍한 비극의 피해자들께 사과한다"며 이같은 방침을 발표했다.
제2차 세계대전 때부터 사용된 이 연료저장소는 호놀룰루에 공급되는 식수의 20%를 차지하는 대수층(지하수가 있는 지층) 위에 지어졌다.
최근 며칠 새 군인 가구 약 1천 세대가 물에서 석유 냄새가 난다고 신고했고 일부는 경련과 구토 등의 증상을 호소했다고 전했다.
지난주 수질 조사 결과 지하의 연료저장소 부근에서 새어 나온 석유 성분이 수돗물에서 검출됐다.
AP통신은 이 저장소에서 석유가 유출된다는 주장은 최근 몇 년 간 계속됐다고 전했다.
델 토로 장관은 관계 기관이 문제의 원인을 정밀 조사 중이며 조사가 끝나고 이를 검토한 뒤 해군은 수질오염 방지 대책을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연료저장소를 영구 폐쇄할 것이냐는 질문엔 모든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며 "가까운 시일 안에 매우 신중한 선택을 할 것"이라고 대답했다.
태평양사령부는 여러 대의 군함과 군용기 연료를 이 저장소에서 조달했으나 토로 장관은 "이번 조치가 군사작전에 영향을 미친다 해도 당장은 그 영향이 미미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국가안보상 이유로 이번 조치가 얼마나 계속될 것인지 등에 대해서는 논쟁하고 싶지 않다"면서 "가까운 장래에 우리 함대나 공군, 육군 또는 해병대의 작전에는 아무런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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