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중정부-반중시위대 충돌' 솔로몬제도 총리 불신임안 부결
친중 성향 소가바레 총리 "대만 첩자들에 굴복 안 해"
(서울=연합뉴스) 최수호 기자 = 남태평양 섬나라 솔로몬제도에서 친(親)대만 세력의 반정부 시위가 격화하는 가운데 발의된 친중국 성향의 미나세 소가바레 총리 불신임 결의안이 의회에서 부결됐다고 6일(현지시간) AP·로이터통신 등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야당이 제출한 소가바레 총리 불신임안은 표결에서 반대 32표, 찬성 15표, 기권 2표로 부결됐다.
전날 소가바레 총리는 의원들을 상대로 한 발언에서 "나는 잘못한 것이 없으며 악의 세력이나 대만 첩자들에게 굴복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야당 지도자 매슈 웨일 등은 정부가 거짓말을 하고 있으며 소가바레 총리가 불신임안 발의 후 자신의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중국이 지원한 돈을 사용했다고 비난했다.
앞서 웨일 대표는 자국 문제 해결을 위한 정치적 방안으로 소가바레 총리 퇴진이 불가피하다며 불신임안을 제출했다.
반정부 시위대 1천여 명은 지난달 24일 수도 호니아라에 있는 솔로몬제도 의사당 앞에 모여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경제 악화와 정부 서비스 부족, 부패 등을 규탄하며 소가바레 총리 퇴진을 요구했다.
이번 시위는 여러 섬으로 이뤄진 솔로몬제도에서 인구가 가장 많은 말라이타섬 주민들이 주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말라이타섬 주민들은 중앙정부가 자신들을 오랫동안 방치하고 있다며 불만을 품어왔고, 2019년 소가바레 정부가 대만과의 외교 관계를 끊고 중국과 수교하자 독립 의사를 내비치기도 했다.
말라이타 지역은 대만과 문화적 교류가 활발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솔로몬제도 정부는 시위가 악화해 상가 등이 불타고 사망자가 나오자 인접국에 도움을 요청했으며, 현재 호주와 피지, 뉴질랜드, 파푸아뉴기니 등에서 파견된 평화유지군이 현지 경찰과 함께 치안 유지 등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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