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 평화상' 필리핀 언론인 시상식 간다…법원 "출국 허용"
법무부 출국 반대에 "도주 우려 없다" 결정
(하노이=연합뉴스) 김범수 특파원 = 올해 '노벨 평화상' 수상자인 필리인 언론인 마리아 레사(58)가 정부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이달 열리는 시상식에 참가할 수 있게 됐다.
필리핀 항소법원은 이달 10일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열리는 시상식에 참석할 수 있도록 출국을 허가해달라는 레사의 요청을 3일(현지시간) 승인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앞서 법무부는 도주 우려를 이유로 법원에 반대 의견을 피력했다.
그러나 이날 법원은 결국 "도주 우려가 없다"면서 레사의 요청을 받아들였다.
필리핀의 비판적 저널리스트인 레사는 온라인 탐사보도 매체 '래플러'(Rappler)를 공동 설립했다.
이 매체는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 취임 직후인 2016년 7월부터 시작된 '마약과의 전쟁'에서 벌어진 수천명에 대한 초법적 처형을 강하게 비판하면서 정부와 대립각을 세웠다.
이에 두테르테 정부는 해당 매체에 대한 운영 허가를 내주지 않았다.
레사 본인도 지난해 최대 6년의 징역형이 선고되는 사이버 명예훼손 혐의에 대해 유죄를 선고받았다가 보석으로 풀려난 뒤 항소를 제기했다.
그는 현재 탈세를 포함해 모두 7개 혐의로 기소된 상태다.
필리핀은 언론의 자유가 심각하게 위축된 나라로 꼽힌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올해 발표된 세계언론자유지수에서 필리핀은 180개국 중 138위를 차지했다.
국제언론단체인 언론인보호위원회(CPJ)도 언론인 살해범이 제대로 처벌을 받지 않은 나라 중 하나로 필리핀을 지적한 바 있다.
이에 맞서 필리핀 정부는 언론이 직면한 문제는 사법적 사안이라면서 언론의 자유를 지지한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한편 유엔의 스테판 두자릭 대변인은 지난달 29일 레사가 시상식에 참석하게 출국을 허용해달라고 필리핀 정부에 촉구한 바 있다.
bums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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