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키프로스 방문…"유럽이 이주민 포용해야"
이주민 50여명 이탈리아 정착 추진…"형제자매로 함께 걸어가야"
(이스탄불=연합뉴스) 김승욱 특파원 = 동지중해의 섬나라 키프로스공화국(이하 키프로스)을 방문한 프란치스코 교황이 유럽을 향해 난민과 이주민을 포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AP통신에 따르면 프란치스코 교황은 2일(현지시간) 키프로스 수도 니코시아의 은총의 성모 성당을 방문한 자리에서 "많은 이주민 형제자매의 존재가 키프로스를 서로 다른 민족과 문화가 만나는 지점으로 만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 섬의 경험은 유럽 국가들에 미래를 건설하고 차별을 극복하며, 벽을 무너뜨리기 위해서는 함께 일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일깨운다"며 "우리는 서로를 환영하고 화합해야 하며, 형제자매로 함께 걸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로마가톨릭교회의 수장인 교황이 키프로스를 방문하는 것은 2010년 베네딕토 16세 이후 역사상 두 번째다.
인구 120만 명의 키프로스는 그리스계 주민이 주를 이루는 키프로스와 터키의 보호를 받는 북키프로스튀르크공화국으로 분단된 상태다.
남북 키프로스 인구의 78%는 정교회, 18%는 이슬람교를 믿으며 가톨릭 신자는 약 2만5천 명에 불과하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사흘에 걸쳐 니코시아에서 가톨릭 사제·수녀 등을 만나 격려하고 2만 명이 넘는 신자가 운집한 가운데 대규모 '스타디움 미사'를 집전할 예정이다.
니코스 아나스타시아데스 키프로스 대통령과 정교회 종교 지도자 등과의 만남도 예정돼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주민·난민과의 연대감을 대내외에 표시하고자 키프로스에 체류하는 이주민 50여 명을 이탈리아에 정착시키는 방안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져다.
앞서 교황은 2016년 그리스 방문 때도 레스보스섬 난민캠프에 체류하던 시리아 출신 세 가족을 바티칸으로 데려와 재정착을 지원한 바 있다.
다만, 북키프로스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키프로스만 방문하는 데 대해 유감을 표했다.
에르신 타타르 북키프로스 대통령은 키프로스가 교황의 방문을 정치적으로 이용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프란치스코 교황이 키프로스만 방문한다는 것은 우리에게 슬픈 일"이라며 "키프로스 섬에는 그리스계 기독교인뿐 아니라 튀르크계 무슬림도 살고 있다. 이는 키프로스의 기본적인 현실"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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