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다가스카르 기근, 기후변화 탓 아냐"…유엔과 다른 연구 나와
(서울=연합뉴스) 차병섭 기자 = 아프리카 대륙의 동남쪽에 있는 섬인 마다가스카르에 닥친 최악의 가뭄이 지구온난화와 기후변화에 따른 것이란 유엔의 경고와 배치되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1일(현지시간) AP와 AFP 통신 등에 따르면 세계 기상이변을 실시간으로 관측해 온 국제기후 연구단체 '세계기상귀인(歸因)'(WWA)은 최근 마다가스카르의 가뭄의 원인을 분석한 논문을 내놓았다.
연구진은 기후변화로 산업화 이전보다 지구 평균기온이 상승하지 않았을 경우와 실제 상황을 각각 시뮬레이션해 결과를 비교하는 방식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그 결과 2019년 7월부터 올해 6월 사이 마다가스카르의 강수량이 평년의 60%에 그쳐 가뭄이 초래된 배경이 인류가 야기한 기후변화 때문이 아니란 것이 드러났다는 것이 연구진의 설명이다.
연구진은 135년에 1번꼴로 일어나는 무작위적인 '기상 변덕'이 강수량 감소를 불렀다고 분석했다.
논문 공저자인 영국 옥스퍼드대 환경변화연구소의 프리데리케 오토 연구원은 "이번 가뭄은 드문 경우지만, 자연적 변동성 내에 있다"고 말했다.
해당 논문은 아직 다른 학자들의 검토(피어 리뷰)를 거치지는 않았다.
앞서, 마다가스카르 주재 유엔 세계식량계획(WFP)의 앨리스 라문은 지난 10월 "(현지인들로부터) 기후변화가 그들을 굶주림으로 몰아갔다는 얘기를 들었다"면서 기후변화에 따른 기근을 경고한 바 있다.
데이비드 비즐리 세계식량계획(WFP) 사무총장은 6월 "대가뭄의 근본 원인은 기후변화"라며 "마다가스카르 국민이 선진국들이 불러들인 기후변화의 대가를 톡톡히 치르고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오토 연구원은 "(이번 결과는) 기존 연구들과 상당히 부합하는 만큼 놀랍지 않다"면서 "유엔이 이번 기근을 명백히 기후변화 때문이라 낙인찍는 데 더 놀랐다. 모든 나쁜 일을 기후변화 때문이라 기계적으로 가정하지 않는 게 정말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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