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신문 "이재명은 대일 경계감, 윤석열은 관계개선에 적극적"
(도쿄=연합뉴스) 김호준 특파원 = 한국 대통령 선거가 99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일본 신문은 여야 유력 후보가 대일(對日) 자세에서 선명한 차이를 보였다고 30일 보도했다.
마이니치신문은 "진보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전 경기도지사는 일본에 대해 경계감을 보인 반면 보수계 최대 야당인 국민의힘에서 선출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위안부와 징용공(일제 징용 노동자의 일본식 표현) 문제로 냉각돼 1965년 국교 정상화 이후 최악으로 평가되는 한일 관계의 개선에 적극적인 자세를 나타냈다"고 평가했다.
마이니치는 일본의 3대 종합 일간지 중 하나로 중도 성향으로 분류된다.
신문은 이 후보가 지난 25일 외신기자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한일 갈등 현안인 일제 징용 노동자 배상 소송과 한미일 안보협력 등에 대해 언급한 것을 근거로 일본에 경계심을 가지고 있다고 판단했다.
이 후보는 징용 문제에 대해 "한국 정부는 사법부에 관여할 수 없다. (징용 배상) 판결을 집행하지 않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했지만 일본 정부는 징용 배상은 1965년 한일 청구권 협정으로 해결됐고 한국 법원의 배상 판결에 대해서는 한국 정부가 해결책을 제시해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마이니치는 전했다.
신문은 한미일 안보 협력에 대해 "일본은 지금도 군사 대국화를 꿈꾸고 한국이 실효적으로 지배하는 독도에 대해 끊임없이 자기 영토라고 우기며 도발하고 있다"고 한 이 후보의 발언을 소개하며 신중한 자세를 표명했다고 보도했다.
반면 윤 후보에 대해서는 같은 날 한국 언론사 주최 포럼 등에서 문재인 정부의 대일 정책을 비판하고 한미일 협력 강화를 언급했다는 등의 이유로 한일관계 개선에 적극적이라고 평가했다.
윤 후보는 "현 정부 들어 한일 관계가 국교 정상화 이후 최악으로 치달았다"며 "국익을 앞세우는 것이 아니고 외교가 국내 정치로 들어왔기 때문이다. 미래보다 과거에 집착했기 때문"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
윤 후보는 포럼에서 대통령에 당선되면 한일 정상이 양국을 상호 방문하는 '셔틀 외교'를 재개하겠다는 발언도 했다.
윤 후보는 지난 12일 서울외신기자클럽 간담회에선 한미일 협력 강화에 대해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 가속화를 언급하면서 "감시·정찰 정보의 공유와 군사협력 관계를 업그레이드할 수밖에 없는 것이 명확하다"면서 적극적인 자세를 보였다고 마이니치는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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