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서 오미크론 벌써 집단감염…"첫 면역회피 변이 우려"
포르투갈 축구클럽서 13명 집단감염…스페인·스웨덴서 첫 감염
WHO "오미크론 위험성 매우 크다…확산 가능성 커" 경고
(유럽종합=연합뉴스) 유럽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새 변이 오미크론 집단감염 사례가 발생하는 등 감염이 급격히 확산하고 있다.
각국은 추가접종 대상을 확대하고, 입국규제를 강화하는 등 대응을 서두르고 있다.
전문가들은 오미크론 확산 속도가 빨라질 것으로 예상하면서 첫 면역 회피 변이일 수 있다고 우려했다.
◇ 포르투갈 축구클럽 집단감염…스페인·스웨덴서도 첫사례
29일(현지시간) 포르투갈에서는 프로축구 벨레넨세스 소속 선수와 직원 등 13명이 집단으로 오미크론에 걸려 지역 감염 우려가 커지고 있다.
감염자 대부분 증상이 없거나 경미한 증세를 보였으며, 현재 다른 선수들과 직원 등 44명이 격리 상태에서 검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오미크론에 감염된 선수중 1명만 최근 남아프리카공화국에 다녀왔기 때문에 보건 당국은 다른 사람들은 국내에서 걸렸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조사를 하고 있다.
네덜란드에서는 남아프리카에서 입국한 뒤 확진 판정을 받은 승객 61명 중 한 부부가 호텔에서 3일 격리를 한 뒤 스페인으로 향하는 비행기에 탔다가 붙잡혔다.
네덜란드 지역보안당국은 이날 암스테르담 스히폴 공항에서 이들 부부를 붙잡아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스페인과 스웨덴에서는 첫 감염사례가 확인됐다.
스페인 수도 마드리드에 있는 그레고리오 마라뇬 병원에선 남아공에서 도착한 여행객이 오미크론 확진 판정을 받았다.
스웨덴 보건당국은 1주일 전 남아공에서 입국한 여행자를 대상으로 벌인 진단검사에서 첫 오미크론 확진 사례가 나왔다고 밝혔다.
다른 유럽국가의 오미크론 감염도 늘어나고 있다.
영국에서 오미크론 감염사례는 8건 추가돼 모두 11건으로 늘어났다.
스코틀랜드 글래스고 인근에서 2건, 라나크셔에서 4건이, 영국 런던에서 2건이 각각 추가됐다.
프랑스에서는 전날 오미크론 감염 의심 사례가 8건 확인돼 보건 당국이 검사하고 있다. 아일랜드도 의심사례 10건 이상을 조사 중이다.
독일에서는 오미크론 감염 사례가 4건 추가돼 모두 7건으로 확대됐다. 독일 DPA 통신에 따르면 헤센주 당국은 이날 오후 오미크론 감염사례가 4건 추가됐다고 밝혔다.
감염자들은 자가격리중이다. 앞서 독일에선 27일 오미크론 사례 2건이 나온데 이어 28일 세번째 사례가 확인됐다.
◇ 추가접종 확대·입국규제 강화…전문가 "첫 면역확보불가 변이 우려"
각국은 입국규제를 강화하고 추가접종을 확대하는 등 대응을 서두르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높은 백신 접종률을 자랑하는 포르투갈은 오미크론 변이 확산에 다음 달 1일부터 입국 규제를 강화하기로 했다.
스페인과 폴란드도 입국규제와 자가격리 규정을 강화했다. 폴란드는 다음 달 1일부터 남아공 등 7개 아프리카 국가발 항공기 착륙을 금지하고, 유럽연합(EU) 외 입국자는 코로나19 백신을 맞지 않은 경우 14일간 자가격리를 의무화하기로 했다.
영국은 오미크론에 대응해 추가접종을 18세 이상 모든 성인으로 확대하고, 접종 간격도 3개월로 단축하기로 했다.
현재는 40세 이상이 대상이고 접종 간격은 6개월이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오미크론이 세계적으로 매우 큰 위험 요인이 되고 있다고 경고했다.
AFP 통신 등에 따르면 WHO는 이날 "오미크론이 더 확산할 가능성이 크다"며 "오미크론으로 인해 코로나19가 대규모 확산하면 결과가 심각할 수 있다"고 말했다.
WHO는 오미크론이 "많은 수의 돌연변이를 지닌 매우 다른 변이"라며 "그것(돌연변이)의 일부는 우려스럽고 면역 회피 가능성과 더 높은 전염성과 관련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도 오미크론 감염 확산을 우려했다.
독일 베를린 샤리테 병원의 크리스티안 드로스텐 감염병 학자는 ZDF방송에 "이렇게 변이가 많이 되다니 너무 놀랐고 매우 우려하고 있다"면서 "증상이 온화하다고 하는데, 이제 1천건이 확인됐고, 경과를 봐야하기 때문에 실체가 없는 얘기"라고 말했다.
그는 "남아공에서 젊고, 이미 코로나19에 걸렸던 이들이 감염되고 있고, 증상까지 나타나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첫 면역회피 변이가 아닌지 우려된다. 지금까지 변이는 이런 특성이 두드러지지 않았다"고 내다봤다.
가디언은 전문가들이 다음 주 쯤엔 영국내 오미크론 감염이 수백 건으로 늘어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고 전했다.
마이크 틸더즐리 워릭대 교수는 "개인들이 감염되는 시기와 감염사례가 보고되는 시기 사이에는 시차가 있다"면서 "감염사례가 발견됐을 때는 지역사회내 더 많은 감염이 이뤄졌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로우랜드 카오 에딘버러대 교수는 "우리는 지역사회 감염을 가정해야 한다"면서 "수백건의 사례가 될 때까지 오래 걸리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런던 최윤정, 베를린 이 율, 제네바 임은진, 파리 현혜란 특파원)
yulsi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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