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오미크론 2차 감염?…호텔 복도 맞은편 격리자 감염
전문가 "전염력 매우 높다는 점 보여줘" 경고
(상하이=연합뉴스) 차대운 특파원 = 세계 각국이 코로나19 새 변이 '오미크론' 확산 방지에 비상이 걸린 가운데 오미크론의 전염력이 얼마나 강한지에 과학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28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홍콩 당국은 이달 중순께 입국자 격리 전용 호텔에서 잇따라 2명의 코로나19 감염 환자를 발견했다.
주목되는 점은 이 두 사람이 호텔 복도를 사이에 두고 맞은편 방에서 지냈을 뿐이지 서로 일체의 직접적인 접촉이 없었다는 점이다.
먼저 발견된 환자는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입국한 36세 사람이다. 지난 11일 홍콩 도착 때 진행한 코로나19 검사에서 음성 결과가 나왔는데 이틀 뒤 받은 추가 검사에서 양성 반응이 나왔다.
두 번째 감염자는 62세 중국인 남성으로 지난 10일 캐나다에서 홍콩으로 도착해 격리소에 들어왔다. 이 사람은 지난 18일 확진 검사 때 양성 반응을 보였다.
당시만 해도 이 감염 사례는 많은 해외 코로나19 유입 사례에 묻혀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그러나 최근 아프리카에서 발견된 오미크론 변이에 관한 우려가 커지면서 홍콩 보건 당국은 홍콩대에 두 환자의 유전자 검사를 의뢰했다.
홍콩대는 두 사람이 모두 오미크론 변이에 감염됐다는 사실을 확인했고, 홍콩 당국은 27일 0시부터 남아공 등 8개국발 입국을 금지하는 조처를 긴급히 내렸다.
홍콩 당국은 두 번째 환자가 첫 번째 환자로부터 2차 감염이 됐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보건 당국의 조사에 따르면 첫 번째 환자는 음식물을 받는 등의 목적으로 방문을 잠시 열고 밖으로 나왔을 때 밸브형 마스크를 쓰고 있었다.
복도에 떠 있던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가 시차를 두고 잠시 문을 열고 나왔던 두 번째 환자를 전염시켰을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
상대적으로 숨쉬기가 편한 밸브형 마스크는 숨을 들이쉴 때는 외부의 미세 물질을 정상적으로 막아주지만 내쉰 숨은 밸브를 통해 그대로 빠져나가 바이러스 등을 걸러주는 효과가 없어 방역 전문가들은 이를 '이기적 마스크'라고 부르기도 한다.
이런 상황은 오미크론 변이가 매우 높은 감염력을 갖고 있을 가능성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아프리카 국가 보츠와나에서 발견되고 남아공을 거쳐 유럽, 이스라엘, 홍콩 등지로 확산 중인 오미크론 변이는 스파이크 단백질에 유전자 변이 32개를 보유하고 있어 과학자들은 새 변이가 기존 델타 변이보다 높은 전파력을 가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홍콩에서 발생한 두 병례는 모두 돌파 감염에 해당한다. 홍콩 당국은 두 명의 오미크론 변이 감염 환자가 모두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완전히 마친 사람들이라고 밝혔다.
미국 조지 메이슨대 생물학 교수 안차 마라노바 교수는 타스통신과 인터뷰에서 "홍콩에서 그 바이러스는 특수한 상황 속에서 전파가 됐다"며 "전염력 수준이 상당히 높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ch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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