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차세대 QD 디스플레이 사업 본격화…OLED 생태계 판 커진다
이번주 QD-OLED 양산 기념식…내년 1월 CES서 TV 제품 첫 공개 전망
TV시장 프리미엄 OLED 중심 재편 가속…LG와 경쟁-협력 동시에 할듯
(서울=연합뉴스) 김영신 기자 = 코로나19 영향으로 폭증했던 전 세계 TV 수요가 한풀 꺾이는 가운데 삼성이 차세대 퀀텀닷-유기발광다이오드(QD-OLED) 디스플레이 사업을 본격화하면서 TV 시장에 또 한 번의 판도 변화가 예상된다.
LG가 선점하고 있는 OLED TV 시장에 삼성이 가세하면서 OLED 생태계 자체가 대폭 확대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TV·디스플레이 업체들이 액정표시장치(LCD)에서 손을 떼고 프리미엄 OLED로 전환하는 속도도 한층 빨라질 전망이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는 최근 아산캠퍼스 Q1라인에서 QD-OLED 양산에 돌입했으며, 오는 30일 양산 기념 출하식을 개최할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앞서 지난해 7월 QD 설비를 반입한 바 있다.
삼성디스플레이의 QD 디스플레이 생산능력은 8.5세대(2천200X2천500㎜) 원장 기준 월 3만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55인치와 65인치 TV 약 100만대를 만들 수 있는 규모다.
삼성디스플레이는 QD 디스플레이를 삼성전자[005930], 소니 등 주요 고객사에 공급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내년 1월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전자·IT 전시회인 'CES 2022'에서 QD-OLED TV를 처음 공개할 것으로 보고 있다.
프리미엄 TV 시장이 OLED를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OLED 시장은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올해 3분기 OLED TV 출하량은 153만9천대로 전년 동기보다 65% 증가했다.
옴디아는 4분기에는 OLED TV 출하량이 200만대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했다. 또한 올해 OLED TV 시장 규모를 전년보다 80% 늘어난 650만대 수준일 것으로 전망했다.
전체 TV 시장이 정점을 찍고 하락하는 '피크아웃'이 뚜렷한 상황에서 프리미엄 OLED TV만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3분기 전체 TV 출하량은 전년 동기보다 20% 이상 줄어든 5천39만8천대로 집계됐다.
OLED TV 시장에서는 LG전자[066570]가 약 60%의 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LG전자는 2013년 OLED TV 출시 이후 약 8년 만인 최근 누적 출하량 1천만대를 기록했다.
삼성은 중국의 저가 공세 등으로 수익성이 점점 떨어지는 대형 LCD 생산라인을 QD로 전환하고 2025년까지 13조1천억원을 신규 투자하는 내용의 차세대 디스플레이 계획을 2019년 발표한 이후 QD 전환에 속도를 내왔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코로나19로 LCD TV 수요가 폭증한 시장 상황에 탄력적으로 대응하며 LCD를 아직 생산하고 있기는 하지만, 단계적으로 이 제품의 생산을 종료한다는 방침이다.
삼성의 QD OLED는 무기물인 퀀텀닷(양자점) 물질을 활용한 디스플레이다. QD는 전기·광학적 성질을 띤 나노미터(㎚·1㎚는 10억분의 1m) 크기의 반도체 입자로, 빛에너지를 받으면 스스로 색을 낸다. 발광원은 청색 소자다.
백색 소자를 발광원으로 하는 LG의 화이트(W)-OLED 방식과는 기술적으로 차이가 있다. QD-OLED는 기존 OLED의 번인(Burn-in·잔상) 현상을 개선하고 색상도 더욱 선명하게 구현할 수 있다는 게 삼성 측의 설명이다.
삼성은 QD-OLED TV 출시를 시작으로 프리미엄 TV 시장의 입지 강화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QD-OLED 생산 초기 단계의 수율(결함이 없는 합격품의 비율), 생산 능력 확대 등이 극복해야 할 과제다.
현재 LG디스플레이[034220]의 OLED 생산 능력은 월 17만장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일각에서는 삼성전자가 QD-OLED TV 생산 확대를 위해 삼성디스플레이 외에 LG디스플레이에서도 디스플레이를 공급받을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는다.
시장조사업체 유비리서치는 내년 삼성전자의 QD-OLED TV 판매량을 200∼300만대로 전망하면서 "LG디스플레이로부터 OLED 패널을 약 200만대 구매한다고 가정하면 250만대 이상의 OLED TV를 판매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OLED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LG는 최근 콘퍼런스콜에서 최대 경쟁사인 삼성의 시장 진입에 대해 "경쟁이 심화할 것으로 보이지만 OLED 생태계 확대 관점에서는 긍정적인 측면이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업계에서도 삼성의 OLED TV 시장 진출에 기대감을 나타내고 있다.
중국 LCD 중심의 세계 TV 시장에서 한국이 주도하는 OLED TV가 프리미엄 TV의 표준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삼성의 OLED TV 시장 진입은 OLED 생태계 확대와 표준화의 계기가 될 것"이라며 "삼성이 LG로부터 OLED 패널을 구매할 가능성이 상존하는 등 삼성과 LG가 경쟁이 아닌 협력을 통해 중장기적으로 윈윈(win-win)하는 효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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