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다 회장, 회사 지분 9% 매각…4천100억원 자금 마련
로이터 "건설 중단된 헝다 '세계 최대' 축구장 정부가 인수"
(상하이=연합뉴스) 차대운 특파원 = 채무불이행(디폴트) 위기를 가까스로 넘기고 있는 중국 부동산 업체 헝다(恒大·에버그란데) 회장이 회사 지분 일부를 매각해 4천100억원에 달하는 현금을 확보했다.
26일 차이롄서(財聯社) 등 중국 매체들에 따르면 헝다는 이날 홍콩 증권거래소 공시를 통해 최대 주주인 쉬자인(許家印) 회장이 평균 2.23홍콩달러 가격에 이 회사 주식 12억주를 매각했다고 밝혔다.
매각 가격은 26일 종가 대비 10% 이상 할인된 가격이다.
총 매각 대금은 26억8천만 홍콩달러(약 4천100억원)에 달한다. 이번 거래로 쉬 회장 측이 보유한 헝다 지분은 기존의 76.96%에서 67.87%로 낮아졌다.
쉬 회장 측의 이번 헝다 주식 매각은 회사 유동성 위기 해소를 위한 자금을 마련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그간 헝다는 대형 자산 매각 등 유동성 개선을 위한 획기적 돌파구를 마련하지 못했다.
중국 경제 매체 제일재경(第一財經)은 최근 쉬 회장이 개인 자산 매각과 본인 소유 주식을 담보로 마련한 70억 위안(약 1조3천억원)으로 헝다가 겨우 '연명'하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앞서 중국 당국이 쉬 회장에게 개인 자산을 동원해서라도 부채 문제를 해결하라고 요구한 것으로 전해진 가운데 쉬 회장 측이 전용기 등 자산을 매각하는 한편 홍콩의 고급주택을 담보로 대출을 받았다는 등의 보도가 중국 안팎에서 잇따랐다.
한편, 로이터 통신은 26일 익명의 관계자를 인용해 헝다가 건설하다 만 헝다 축구장 사업을 중국 정부가 인수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헝다는 120억 위안(약 2조2천400억원)을 투입해 홈인 광저우(廣州)에 세계에서 가장 많은 관중을 수용할 수 있는 축구장을 짓기로 하고 작년 4월 공사를 시작했다. 그러나 올해 들어 회사가 경영 위기를 겪으며 해당 공사는 중단됐다.
이 관계자는 로이터에 자금 부족으로 공사가 중단된 헝다 축구장 관리권이 이미 당국에 넘어갔으며 당국은 이 경기장을 제삼자에게 매각하는 방안을 추진하되 여의치 않으면 광저우시 산하 국유기업인 광저우시건설투자그룹을 통해 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로이터는 또 헝다가 축구단도 매각하는 방안 역시 추진하고 있다고 전했다.
최근 헝다는 인터넷 자회사인 헝텅인터넷(恒騰網絡) 주식을 전량 매각해 수천억원을 확보하면서 단기 자금 사정에 다소간의 숨통이 트인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지난달부터 헝다는 세 차례나 유예 기간이 거의 다 끝나가는 상황에서 가까스로 달러 채권 이자를 갚아 디폴트를 모면했다.
헝다는 또 내달 6일까지 총 8천249만 달러(약 986억원)의 달러 채권 이자를 갚지 못하면 공식 디폴트를 내게 된다. 헝다 계열사인 징청(景程·Scenery Journey)은 당초 채권 이자 지급일인 지난달 6일까지 2건의 채권 이자를 지급하지 못했는데 30일의 유예 기간이 내달 6일 끝난다.
헝다의 부채가 300조원대에 달하는 가운데 헝다는 올해 추가로 4건의 달러화 채권 이자를 막아야 하고, 내년까지 상환해야 할 달러화·위안화 채권 규모는 74억 달러(약 8조8천500억원)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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