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민주주의 정상회의 연일 비난…"민주 깃발 든 반민주"
왕이 외교부장 "미국이 자신의 말에 신뢰 없다는 증거"
(베이징=연합뉴스) 한종구 특파원 = 중국이 다음달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화상으로 개최하는 민주주의 정상회의에 연일 날선 발언을 내놓고 있다.
미국이 대만을 초청국에 포함하는 등 민주주의 국가를 규합해 권위주의 체제에 맞서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하자 비(非)초청국을 규합해 미국이 세계의 분열을 책동하고 있다며 비난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26일 중국 외교부 홈페이지에 따르면 왕이(王毅)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전날 페테르 씨야르토 헝가리 외무장관과의 화상 회담에서 민주주의 정상회의에 대한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전날 호세인 아미르압둘라히안 이란 외무장관과의 화상 회담에서 민주주의 정상회의를 강하게 비난한 데 이어 이틀 연속이다.
중국은 물론 이란과 헝가리는 민주주의 정상회의에 초청받지 못한 국가다.
왕 부장은 회담에서 "미국이 민주주의의 깃발을 들고 반민주적인 일을 하고 있다"며 "이번 조치는 많은 국가의 의심과 불만을 불러일으켰다"고 말했다.
이어 "한 나라의 민주주의 여부는 국민이 판단해야지, 외국이 함부로 판단하는 게 아니다"라며 "미국이 자신의 기준으로 민주주의 여부를 판단하는 것은 유아독존이자 분열을 책동하는 것으로, 그 자체가 민주주의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왕 부장은 미국이 대만을 초청국에 포함한 것을 언급한 뒤 "대만 독립을 지지하지 않는다면서 대만 독립 세력에게 국제 무대를 제공하는 것은 자신의 말에 신뢰가 없다는 증거"라고 비난한 뒤 "대만은 중국의 신성한 영토의 일부로 미국의 손에서 이용될 수 있는 바둑알이 아니다"라고 강하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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