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대만 갈등 속 미국 의원들 또 대만 방문…이달만 두번째(종합)
대만 국방부 방문·총통 예방 예정
대만 "미국 국회, 초당적 대만 관계 지지 보여줘"
(워싱턴·상하이=연합뉴스) 이상헌 차대운 특파원 = 대만을 둘러싼 미국과 중국 간 긴장이 지속하는 가운데 미국 하원의원들이 또 대만을 방문했다고 외신이 보도했다.
미국의 대만 관여에 불쾌감을 표해온 중국 정부의 거센 반발이 예상된다.
25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과 대만 중앙통신 등에 따르면 미 하원 재향군인위원회의 마크 타카노 위원장과 콜린 올레드, 엘리사 슬로킨, 새라 제이컵스, 낸시 메이스 등 민주당과 공화당 의원 5명이 이날 밤 미군이 운용하는 C-40 정부 전용기를 타고 대만에 도착했다.
이들은 대만 방문 기간 차이잉원 총통 등 고위 관계자들을 만나 미·대만 관계, 지역 안보, 다른 상호 관심사를 논의한 뒤 26일 떠난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대만 중앙통신도 하원의원들의 이번 방문은 차이잉원 총통은 물론 국방부와의 만남에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했다.
대만 외교부는 의원단 도착 직후 낸 성명에서 "미 하원의원들이 또 (대만을) 방문한 것은 미 국회의 초당적이고 굳건한 대만-미국 관계 지지를 보여주는 것"이라며 "이번 방문을 통해 대만과 미국 국회 사이의 깊은 우의를 한층 심화할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고 환영했다.
장둔한(張惇涵) 총통부 대변인도 "대만과 미국 쌍방이 양자 관계와 역내 안보 등 각종 중요 의제와 관련해 심도 있는 교류를 해 대만과 미국 간 동반자 관계를 더욱 심화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장 대변인은 타카노 위원장이 소셜미디어(SNS)에서 대만의 세계보건총회(WHA) 참여를 홍보하는 활동을 하는 등 대만을 찾은 의원들이 미국에서 적극적으로 대만 지지 의견을 표출해 온 이들이라고 강조했다.
이들 의원은 대만 방문 전 한국을 찾아 정치권 등의 인사들을 만났다. 외신은 이들이 미국의 추수감사절 연휴 기간에 한국과 일본을 방문 중이라고 했다.
미 연방의원들의 대만 방문은 이달 들어서만 두 번째다.
앞서 상원과 하원 의원들로 구성된 의원단이 지난 10일 미군 수송기로 대만을 찾아 차이 총통과 대만 국방부장 등과 만나 중국군의 위협 등에 대해 의견을 교환한 바 있다.
'하나의 중국' 원칙 속에 대만의 독립 움직임과 미국의 대만 관여에 반발해 온 중국 정부는 당시 전투기를 대만 해협 방향으로 출격시키기도 했다.
당시 미 의원단의 도착 장면을 비공개에 부쳤던 대만 당국은 이번에는 일부 내외신이 타이베이 쑹산공항에서 미 의원들이 탑승한 C-40의 착륙 장면을 원거리에서 촬영할 수 있도록 했다.
미 의원들의 이번 대만 방문은 바이든 행정부의 대만 밀착 행보 속에 미중 간 갈등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이뤄졌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21일 '대만 방어' 발언으로 중국의 거센 반발을 일으켰다. 백악관이 해명에 나서긴 했지만, 이달 16일에도 바이든 대통령은 대만이 독립적이라고 했다가 뒤늦게 직접 이를 수습하기도 했다.
미국 군함도 지난 23일 대만해협 내 공해를 통과하면서 중국의 반발을 야기했다.
특히 미국이 다음 달 화상으로 진행하는 민주주의 정상회의에 대만을 공식 초청한 것을 두고 중국은 극단적인 용어까지 써가며 분노를 표출하고 있다.
왕이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전날 "민주주의라는 깃발을 들고 세계 분열을 책동하는 것"이라고 비난했고,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대만 독립 세력과 함께 불장난하면 종국적으론 자기가 지른 불에 타 죽는다"고 경고했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15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첫 화상 정상회담에서 미국이 '하나의 중국' 원칙을 유지한다면서도 현상 변경이나 평화 및 안정을 훼손하는 일방적 행동을 강력히 반대한다고 언급했다.
이에 시 주석은 '레드라인'을 거론하면서 "불장난을 하는 사람은 스스로 불에 타 죽는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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