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재자 아들에 군벌 사령관…리비아 대선에 98명 입후보
논란 후보들 출사표에 대선 보이콧 움직임도
(카이로=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 다음 달로 예정된 북아프리카 리비아의 대통령 선거에 무려 98명의 후보가 나섰다고 AFP 통신이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리비아 선거관리위원회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조건을 갖춘 98명으로부터 후보 접수 서류를 받았다"고 말했다.
가장 주목을 받는 후보는 민중봉기로 축출된 뒤 사망한 독재자 무아마르 카다피의 차남인 사이프 알이슬람 카다피와 동부지역 군벌인 리비아국민군(LNA)의 칼리파 하프타르 사령관이다.
여기에 파티 바샤가 전 내무장관과 압둘하미드 드베이바 임시 총리도 출사표를 던졌다.
여성 후보로는 국가운동당 설립자인 라일라 벤 칼리파와 사회과학 연구자인 후나이다 알-마흐디 등 2명이 나섰다.
리비아는 지난 2011년 '아랍의 봄' 혁명의 여파로 카다피 정권이 무너진 뒤 무장세력이 난립하면서 무정부 상태에 빠졌다.
유전지대가 많은 동부지역을 장악한 하프타르의 LNA와 유엔이 인정하는 GNA의 내전 와중에 민간인을 포함해 1천 명이 넘는 사망자가 발생했다.
LNA의 수도 트리폴리 장악이 실패로 돌아간 뒤 양측은 지난해 10월 유엔의 중재로 스위스 제네바에서 휴전 협정에 서명했고, 이어 열린 중재 회의에서 선거 일정에 대한 합의가 이뤄졌다.
다음 달 선거가 무사히 치러질 경우 10년간의 혼란을 종식할 기회를 맞게 되지만, 변수도 적지 않다.
사이프 알이슬람과 하프타르의 출마 이후 대선 보이콧 움직임이 나타나는가 하면, 투표가 원활하게 진행되더라도 사후 선거 결과 불복 움직임도 우려된다.
meola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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