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바 반정부 시위 불발 후 사라졌던 주동자, 가족과 스페인행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고미혜 특파원 = 쿠바 내 반(反)정부 시위 시도가 불발에 그친 뒤 행방이 묘연했던 시위 주동자가 스페인으로 간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AFP통신은 17일(현지시간) 스페인 정부 관계자 등을 인용해 쿠바 극작가 주니어 가르시아 아길레라(39)가 이날 아내와 함께 여행 비자로 스페인 마드리드에 도착했다고 보도했다.
스페인 일간 엘파이스는 가르시아 측근을 인용해 그가 "잔혹한 경찰 압박" 탓에 쿠바를 떠났다고 전했다.
쿠바 내 잘 알려진 반체제 인사인 가르시아는 페이스북 그룹을 통해 지난 15일 대규모 반정부 시위를 기획한 인물 중 하나다.
외신 인터뷰를 통해 활발하게 시위 취지를 알려온 그는 시위 예정일 하루 전인 14일 흰 장미를 들고 수도 아바나 거리를 행진하는 1인 시위를 계획했으나 사복 경찰 등이 집을 에워싸는 바람에 나가지 못했다.
가르시아는 집 안에 갇혀 창문을 통해 외신 기자들과 소통한 것을 끝으로 연락이 끊겼고 소셜미디어에도 글을 올리지 않아 행방을 두고 의문을 자아냈다.
쿠바 당국이 가르시아를 비롯한 시위 주동자들을 체포하거나 외출을 봉쇄하면서 15일 대규모 시위는 펼쳐지지 못했다.
공산국가 쿠바에선 지난 7월 수십 년 만의 최대 규모로 평가되는 이례적인 반정부 시위가 벌어져 쿠바 안팎에 반향을 일으킨 바 있다.
mihy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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