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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 협상 앞둔 이란, 개량형 원심분리기 부품 생산 재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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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 협상 앞둔 이란, 개량형 원심분리기 부품 생산 재개"
WSJ 외교관 인용 보도…"카라즈 단지 재가동 후 원심분리기 생산도 늘어"


(서울=연합뉴스) 이의진 기자 = 핵 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 복원을 위한 협상 재개를 2주가량 앞두고 이란이 은밀히 개량형 원심분리기 부품 생산을 재개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1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이란의 핵 활동에 정통한 복수 외교관을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한 외교관에 따르면 이란은 지난 8월 말부터 수도 테헤란에서 약 40㎞ 떨어진 카라즈 내 제조 공장을 재가동해, 개량형 원심분리기의 핵심부품인 로터(회전자) 생산을 시작했다.
로터의 정확한 생산 규모는 파악되지 않았으나, 다른 외교관은 최소 개량형 원심분리기 170개를 제작할 만큼 생산이 이뤄졌다고 전했다.
본래 이란은 카라즈에 있는 원자력청 건물이 사보타주(의도적 파괴행위) 공격을 받은 지난 6월 이후 해당 지역에서 부품 생산을 중단했었다.
이 사건으로 인해 해당 지역 시설을 감시하던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카메라가 일부 파괴됐으며, 이란 정부 역시 해당 지역 안보를 강화하며 작업장에 대한 접근을 막았다.

이에 따라 현재 카라즈에는 IAEA의 사찰이 원활히 이뤄지지 않는다고 외교관들은 설명했다.
이란은 지난 2월 이후 자국 내 핵시설에 대한 IAEA 사찰을 제한했지만, 카라즈에는 감시카메라과 녹음 장비 설치를 허용해 해당 지역에 대한 사찰이 가능했으나 어려워진 것이다.
이에 따라 이란이 아무런 감시 없이 핵 시설을 은밀히 증강 중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한 외교관은 이란이 카라즈에서 생산되는 부품을 이용해 포르도 지하 핵 시설에 개량형 원심분리기를 설치했다고 말했다.
그는 해당 부품이 어디로 흘러 들어가는지 명확한 증거는 없다면서도 "파악되지 않는 원심분리기 숫자가 증가했으며, 이런 시나리오의 가능성도 동시에 높아진 것"이라고 말했다.

WSJ은 이란의 원심분리기 증산설이 오는 29일로 예정된 핵 합의 복원 협상에 중요 안건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핵무기를 제조하기 위해 고농축 우라늄이 필요한데, 원심분리기를 가동하면 우라늄 농축도를 높일 수 있다.
지난 2015년 미국을 비롯한 강대국들은 이란과 핵 합의를 맺어 이란이 핵무기 개발 노력을 멈추면 이에 대한 대가로 대이란 경제제재를 해제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이란은 3.67% 이상 수준으로 우라늄을 농축할 수 없게 됐다.
그러나 미국은 지난 2018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재임 당시 핵 합의를 일방적으로 폐기하고 이란에 대한 제재를 복원했다.
이에 반발한 이란은 2019년 5월부터 단계적으로 핵 합의 조항의 이행 범위를 축소했으며, 원심분리기를 가동해 제한 이상으로 우라늄 농축도를 높이며 갈등이 계속됐다.
pual07@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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