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하루 평균 신규 확진자, 한달 만에 다시 8만명대로 늘어(종합)
지방정부, 부스터샷 대상 확대하고 어린이 접종에 인센티브
파우치 "일부 지역서 확진자 증가…미접종자에 초점 맞춰야"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정성호 특파원 = 미국이 겨울철로 접어들면서 한동안 정체 양상을 보이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다시 증가하고 있다.
지난겨울은 미국에서 코로나19가 폭발적으로 확산했던 시기여서 다시 돌아온 겨울을 앞두고 보건 전문가들은 감염자가 급증할 수 있다고 경고해왔다.
주(州)·시(市) 정부는 백신 부스터샷(추가 접종) 접종의 문턱을 낮추거나 어린이 백신 접종에 인센티브를 내걸면서 더 많은 사람이 백신을 맞게 하려 애쓰고 있다.
15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집계에 따르면 14일 기준 미국의 최근 1주일간 하루 평균 신규 코로나19 확진자는 2주 전보다 11% 증가한 8만885명으로 집계됐다.
9월 13일 17만5천여명으로 4차 재확산의 정점을 찍은 뒤 줄곧 감소하던 미국의 신규 확진자는 지난달 19일 7만9천여명으로 떨어진 이후 계속 7만명 선을 유지해왔으나 약 한 달 만에 다시 8만명대로 올라섰다.
미 서부와 중서부의 북부, 북동부 등 상대적으로 추운 지역에서 상황이 악화하고 있다고 NYT는 전했다. 또 미네소타와 일리노이, 콜로라도, 뉴멕시코에선 최근 2주 새 평균 신규 확진자가 40% 이상 증가했다.
다만 통상 신규 확진자 추이를 몇 주의 간격을 두고 따라가는 후행 지표인 입원 환자와 사망자는 여전히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전염병 권위자인 앤서니 파우치 미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도 이날 미국 일부 지역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다시 증가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파우치 소장은 싱크탱크 '초당적정책센터'(BPC)와 인터뷰에서 "확진자의 감소가 이제 멈췄으며 이 나라의 일부 지역에서는 소폭의 증가세를 보이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는 백신의 중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아직 백신을 맞지 않은 12세 이상 인구 약 6천만명에게 백신을 접종하는 데 미국이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 주·시 정부 보건 당국도 백신 접종 확대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뉴욕시는 15일 부스터샷을 원하는 모든 성인은 이를 맞으라고 권장했다. 그러면서 의사들에게는 이들을 돌려보내지 말라고 요청했다.
미 연방 보건 당국은 화이자·모더나 부스터샷의 경우 65세 이상 고령자와 18세 이상이면서 장기 요양시설에 거주하거나 기저질환을 앓는 등 고위험군에 해당하는 사람만 부스터샷을 맞으라고 권고했지만 문턱을 더 낮춘 것이다.
연방정부 보건 당국 역시 부스터샷 접종 요건을 18세 이상 성인 전체로 확대해달라는 화이자의 신청을 검토하고 있다.
뉴욕시 공공병원 대표 미첼 캐츠 박사는 "18세 이상이면 부스터샷의 요건 중 하나는 고위험군이어야 한다는 것"이라며 "우리 도시의 밀도 때문에 나는 모든 뉴요커들이 고위험에 놓여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캐시 호컬 뉴욕 주지사도 가세했다. 호컬 주지사는 "나는 부스터샷을 맞았다. 자신이 위험에 놓여 있다고 느끼는 누구도 부스터샷 접종을 거부당해선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캘리포니아·콜로라도·뉴멕시코주도 부스터샷의 자격 요건을 확대했다.
어린이 백신 접종 확대를 위해 인센티브를 내거는 지방정부도 늘고 있다.
루이지애나주와 시카고시는 100달러 상당의 비자 기프트카드를 내걸었고, 뉴욕시는 100달러 선불 직불카드나 자유의 여신상 관람권, 마이너리그팀인 브루클린 사이클론스 경기 관람권 중 하나를 택할 수 있도록 했다.
샌안토니오시에선 시 백신 클리닉에서 자녀에게 백신을 맞힌 부모에게 지역 식료품 체인에서 쓸 수 있는 100달러 기프트카드를 준다.
또 뉴욕주는 주내 대학에 진학할 경우 장학금을 지급하는 추첨에 참여할 수 있도록 했고, 오하이오주도 1만∼10만 달러의 장학금을 주는 추첨 프로그램 '백스(Vax)-2-스쿨'을 진행 중이다.
sisyph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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