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테러경보 '심각'으로 상향…문 잠근 택시운전사 '영웅적'
리버풀 여성병원 앞 차량 폭발은 테러…4명 체포하고 거주지 등 수색
(런던=연합뉴스) 최윤정 특파원 = 영국 경찰이 리버풀 여성 병원 앞에서 발생한 차량폭발을 테러로 규정하고 테러경보 수위를 '심각'(severe)으로 올렸다.
프리티 파텔 내무부 장관은 한 달 내 두번째 사건이 발생함에 따라 테러경보 수위를 높인다고 15일(현지시간) 밝혔다고 더 타임스 등이 보도했다.
파텔 내무 장관은 보리스 존슨 총리가 주재한 긴급안보회의(코브라)에 참석한 뒤 이와같이 발표했다.
지난달엔 데이비드 에이메스 의원이 지역구 행사 중 흉기에 찔려 목숨을 잃었다.
'심각'은 테러가 일어날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의미로 경보 수위 중 두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시기가 임박한 정도는 아니어서 '위급'까지 올라가진 않았다.
영국의 테러경보는 2월에 두번째로 낮은 '약간'에서 '상당한'으로 높아졌다.
전날 오전 11시께 리버풀 여성 병원 앞에 막 정차한 택시 안에서 폭발이 발생해 승객은 숨지고 운전사는 대피했으나 다쳤다. 차량은 곧 화염에 휩싸였다.
경찰은 이 승객이 사제 폭탄을 제조한 것으로 보고 있으며, 이와 관련해 20∼29세 남성 4명을 체포해 조사 중이다. 또 이들의 거주지 등을 수색하고 있다.
경찰은 아직 동기가 확실하지 않지만 여러 상황을 고려할 때 테러로 규정한다고 말했다.
데일리 메일은 범인이 약 10분 떨어진 곳에서 택시를 잡아타고 한국의 현충일에 해당하는 영령기념일 행사가 열리는 리버풀 성당에 가자고 했으나 도로가 막히는 바람에 인근 여성병원으로 돌아갔다고 보도했다.
택시 운전사는 폭탄이 터지기 전 낌새를 채고 바로 문을 안에서 잠가서 피해를 크게 줄였다. 데이비드 페리라는 이름의 이 운전사는 치료를 받고 퇴원했다.
리버풀 여성 병원은 연 5만명이 이용하는 대형 병원이며 기념식 행사에는 약 2천명이 참석하고 있었다.
리버풀 시장은 택시 운전사의 행동이 영웅적이라고 치하했다. 존슨 총리도 그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침착하고 용기 있게 행동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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