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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황관리-충돌 갈림길서 바이든·시진핑 내일 첫 정상회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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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황관리-충돌 갈림길서 바이든·시진핑 내일 첫 정상회담
돌파구 어렵지만 대만문제 '레드라인' 확인시 상황관리에 도움
1단계 무역합의 점검과 미국의 중국 빅테크 제재도 난제
한반도 문제 얼마나 논의될지 관심…시, 바이든 동계올림픽 초청 주목


(베이징=연합뉴스) 조준형 특파원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16일 오전(이하 한국시간·미국시간 15일) 영상으로 첫 정상회담을 갖고 양자 관계 및 국제 현안과 관련해 일합을 겨룬다.
이번 정상회담은 지난 1월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 처음 열리는 것이다.
양 정상은 2월과 9월 전화 협의를 했지만 회담 형식을 갖춰 소통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신냉전'으로 불릴만큼 첨예한 미중 전략경쟁이 한창인 가운데 영상으로 대면하는 두 정상은 대만 문제와 무역분쟁 등 주요 현안에서 팽팽한 공방을 벌일 전망이다.
미국은 중국을 미국 중심 세계질서를 바꾸려는 도전자로 여기고, 중국은 미국을 '중화민족 부흥'의 방해자로 여기는 상황에서 두 정상이 합의점을 찾는 영역보다는 입장 차이를 확인하는 영역이 많을 것이라는게 외교가의 대체적인 예상이다.
더욱이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율이 곤두박질 친 반면 시 주석은 장기집권의 '명분'을 담은 '역사결의'(당의 100년 분투의 중대 성취와 역사 경험에 관한 중공 중앙의 결의)'가 채택된 직후라는 점은 이 같은 관측에 더욱 힘을 싣고 있다.
두 정상 모두 최대 대외 현안인 미중 관계에서 유연성을 발휘하기 어려운 때 마주하는 셈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번 회담에서 양국 관계 개선의 돌파구가 마련되기는 쉽지 않다는 것이 관측통들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대만, 남중국해, 인권, 홍콩, 오커스(AUKUS·미국·영국·호주의 안보 파트너십) 등 여러 갈등 사안에서 양 정상의 입장이 평행선을 그릴 가능성이 커 보인다.
다만 미중 경쟁이 충돌로 비화하지 않도록 관리해야 한다는 점에 양측 모두 동의하는 만큼 두 정상이 갈등 현안에서 서로 그어둔 '레드라인'을 육성으로 확인하는 것만 해도 상황 관리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예상이다.
우선 대만 문제에서 대만 집권 민진당이 탈(脫) 중국 행보를 계속하는 가운데, 중국은 최근 대만 방공식별구역(ADIZ) 안으로 전투기를 보내는 무력시위의 강도를 높이고 있고, 미국은 바이든 대통령의 입으로 유사시 대만 방어를 언급했다.
양측 모두 대만 문제를 임계치 가까이로 끌어올리고 있는 상황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대만 무력통일을 언급한 시 주석의 의중이 궁금하고, 시 주석은 바이든의 대만 방어 언급이 정말 의지를 갖고 한 말인지, 대만과의 외교관계 격상이 미국의 테이블 위에 있는지 등을 확인하고 싶을 것으로 추정된다.
따라서 영상이라는 한계는 있지만 두 정상이 상대의 '레드라인'을 확인하고, 충돌 방지를 위한 군 당국간 핫라인을 만드는데 합의할 수 있다면 나름의 성과로 볼 수 있을 것이라는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경제·무역 분야에서는 트럼프 행정부 때 체결돼 연말 효력이 다하는 1단계 무역 합의와 미국의 중국 기업 제재 등이 핵심 의제가 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역시 입장 차이를 당장 좁히긴 쉽지 않을 전망이다.
중국은 미국 측에 고율 관세 및 중국 기업 제재 취소를 요구 중인 반면 미국은 근본적으로 중국이 수용하기 어려운 사회주의 시장경제 체제의 문제를 정면으로 제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두 정상은 류허(劉鶴) 부총리와 캐서린 타이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 등 양측 책임자 간의 후속 대화로 바통을 넘겨 협상을 이어가는 정도에 뜻을 같이할 것으로 보는 이들이 많다.
다만 이 문제에서도 정상간에 직접 대화를 하는 의미는 작지 않아 보인다.
중국은 국내적으로 '공동 부유'를 내세우며 빅테크 규제 강화에 나서는 한편 지난 9월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을 신청하고 최근 각종 다자회의 계기에 개방 확대 기조를 강조하는 등 시장에 다소 복잡한 신호를 주고 있는 만큼 정상간 소통을 통해 입장을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한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문재인 정부의 종전선언 외교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북핵 문제를 포함한 한반도 문제가 얼마나 깊이있게 논의될지도 관심거리다.
대북 제재를 이행해가며 조건없는 북미대화를 원하는 미국과 제재 완화를 꾸준히 요구해온 중국 사이의 견해 차이는 쉽게 해소되기 어렵겠지만 한반도 문제의 외교적 해결 원칙과 대화 기조를 확인할 경우 향후 대화 분위기 조성에 긍정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중국 외교부가 지난 13일 미중 외교장관 통화 결과 발표 자료에서 두 장관이 논의한 국제 현안을 열거하면서 이란 핵문제는 적시하고 북핵은 적시하지 않았다는 점은 한반도 문제가 우선 순위에서 밀릴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아울러 기후변화 대응 문제와 관련해 양 정상이 더 진전된 논의를 할 수 있을지도 관심이 가는 대목이다.
특히 영국 글래스고에서 최근 끝난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 계기에 미중이 기후 변화 대응을 위한 공동선언을 깜짝 발표한 사실은 고무적인 신호로 평가된다.
또 유럽을 중심으로 내년 2월 베이징동계올림픽에 정부 고위 인사를 파견하지 않는 이른바 '외교적 보이콧'이 추진되고 있는 가운데, 시 주석이 이번 회담 기회를 활용해 올림픽 개막식에 바이든 대통령을 초청할지도 관심을 모은다.


jhch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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