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신규확진 5만명…하루 새 1만명 늘어 사상 최다
베를린시 미접종자 광범위한 출입제한…차기 총리는 "전국으로 확대" 제안
독일 윤리위 "특정직업군 코로나19 백신 접종 의무화" 정부에 권고
오스트리아·슬로바키아도 신규 확진자 역대 최다
(베를린·제네바=연합뉴스) 이 율 임은진 특파원 = 독일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시작된 이후 최고 속도로 확산하고 있다.
신규확진자 수가 하룻밤 사이 1만명이나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가운데, 베를린시는 코로나19 백신 미접종자에 대한 광범위한 출입제한 조처를 도입했다.
독일에 이웃한 오스트리아와 슬로바키아에서도 신규확진자가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11일(현지시간) 독일의 질병관리청 격인 로베르트코흐연구소(RKI) 집계에 따르면 독일의 전날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는 5만196명으로 팬데믹이 시작된 이후 가장 많았다.
신규확진자 수는 1주일 전보다 1만6천명, 하루 전보다는 1만명 넘게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하루 사망자 수도 235명에 달했다. 독일의 누적 사망자 수는 9만7천198명이다.
최근 1주일간 인구 10만명당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수는 249.1명으로 전날 기록한 기존 최고치(232.1명)를 넘어서면서 나흘째 최고기록을 경신 중이다.
최근 1주일간 인구 10만 명당 입원자 수도 4.61명으로 늘어났다. 병원 중환자실의 과부하는 이미 현실화하고 있다. 점점 더 많은 지역에서 중환자실 수용인원이 한계에 다다르면서 병원들은 긴급하지 않은 수술을 모두 연기하고 코로나19 환자 치료에 집중하고 있다.
독일의 수도 베를린은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신규확진자 수에 코로나19 백신 미접종자에 대한 출입제한을 광범위하게 확대하기로 했다.
다음 주부터 레스토랑이나 영화관, 박물관, 온천이나 실내공연장, 놀이공원이나 동물원 실내공간 등에는 코로나19 백신 미접종자의 출입이 제한된다. 코로나19 접종자나 완치자만 출입이 가능해지는 것이다.
다만 18세 미만 청소년의 경우 음성인 코로나19 진단검사 결과를 제시하면 출입이 가능하다.
지금까지는 코로나19 백신 미접종자도 음성인 진단검사 결과를 제시하면 이들 공간에 출입이 가능했었다.
차기 연립정부 구성을 위한 협상을 진행 중인 올라프 숄츠 독일 사회민주당(SPD) 차기 총리 후보는 코로나19 백신 미접종자에 대한 출입제한을 전국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이를 위해 내주 코로나19 확산 대응을 위한 연방정부·16개 주총리 회의에 나서겠다고 이날 연방의회에서 밝혔다.
독일 내에서 코로나19 백신 접종률이 3개월 넘게 60%대에서 제자리걸음을 하는 가운데 특정 직업군을 중심으로 백신접종을 의무화해야한다는 지적이 힘을 얻고 있다.
독일의 코로나19 백신 1차 접종자는 전체 인구의 69.9%인 5천810만 명, 2차 접종 완료자는 67.3%인 5천600만 명이다. 부스터샷 접종자는 330만 명에 불과하다.
독일 윤리위는 특히 코로나19에 취약한 이들을 돌보는 직업군에 대해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의무화하라고 정부에 권고했다.
윤리위는 "의료진이나 간병인, 사회서비스 종사자처럼 직업적으로 중증이나 만성질환자, 고령인 이들을 돌보는 데 종사하는 이들은 그들에게 맡겨진 책임을 훼손하지 않을 책임이 있다"고 지적했다.
여론조사기관 유고브가 독일 DPA통신의 의뢰를 받아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독일 시민 중 3명 중 2명은 특정직업군을 중심으로 한 코로나19 백신접종 의무화를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44%는 전 국민 백신접종을 의무화를, 24%는 병원 간병인력 등 특정직업군에 대한 백신 접종 의무화를 지지한다고 응답했다. 백신 접종 의무화에 반대입장을 밝힌 이들은 27%에 불과했다.
한편, 독일에 이웃한 오스트리아의 전날 코로나19 신규확진자는 1만1천400명, 슬로바키아는 7천명을 넘어서 역대 최다 기록을 경신했다.
두 국가 모두 백신 접종 완료율이 65%, 42%로 낮은 편이다. 오스트리아 정부는 역시 백신 미접종자에 대한 출입제한을 도입한다는 계획이다.
yulsi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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