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사태 이후 거리 '점령'한 뉴욕 쥐떼…"더 큰 위협돼"
식당 영업 중단 이후 쥐 떼 실외활동↑…행정력 부족도 일조
(뉴욕=연합뉴스) 고일환 특파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미국 뉴욕의 쥐 떼가 한층 대담해진 행태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뉴욕타임스(NYT)는 8일(현지시간) 쥐 떼가 과거보다 뉴욕 시민들에게 더 큰 위협이 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11월 초까지 뉴욕 주정부에 접수된 쥐 관련 신고는 2만1천여 건에 달한다. 2년 전 같은 기간 신고 건수 1만5천여 건에 비해 50% 가까이 늘어난 셈이다.
NYT에 따르면 주로 쥐가 옮기는 것으로 알려진 렙토스피라증도 15건이나 확인됐다. 2006년 이후 최고 수치다.
쥐 떼는 뉴욕의 오래된 골칫거리였지만, 최근의 행태는 상상을 초월한다는 것이 시민들의 전언이다.
사람의 시선을 두려워하지 않고, 예전보다 훨씬 대담하게 행동한다는 것이다.
일각에선 코로나19 사태가 뉴욕시 쥐 떼의 습성을 바꾼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 발생 직후 뉴욕시가 식당 영업을 중단하면서 쥐들이 실외로 나와 먹이를 찾는 습성이 생겼다는 것이다.
특히 지난해 뉴욕의 환경·위생 관련 예산 감소로 쓰레기가 제대로 수거되지 않는 상황이 이어진 것도 쥐 떼가 길거리의 쓰레기 더미를 뒤지는데 적합한 환경이 됐다.
쥐와 각종 해충 등 방역 업무를 맡았던 뉴욕의 공무원들이 코로나19 사태 이후 대규모 백신 접종소에 배치된 것도 쥐 떼의 행동반경 확산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상황에서 뉴욕시가 레스토랑의 실외영업을 허가함에 따라 쥐 떼도 길거리에서 먹이를 찾는 것이 당연하게 됐다는 것이다.
다만 당국은 코로나19와 쥐 떼의 습성엔 관련이 없다는 입장이다.
한 당국자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쥐 떼가 더욱 대담해졌다는 주장에는 증거가 없다고 말했다.
한편 뉴욕의 환경·위생 담당 당국자는 지난해 삭감됐던 예산이 회복된 만큼 길거리 환경도 개선될 것이라고 밝혔다.
kom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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