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세계 31개국서 코로나로 수명 2천800만년 단축됐다"
수명손실 발생하지 않은 나라는 뉴질랜드·한국 등 6개국뿐
31개국 기대수명도 감소…최대 감소는 러시아·미국 순
(서울=연합뉴스) 이주영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에 따른 조기 사망으로 지난해 세계 31개국에서 2천800만 년 이상 수명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꾸준히 증가해온 기대수명도 러시아 ·미국에서 큰 폭으로 감소하는 등 조사 대상 37개국 중 뉴질랜드·한국 등 6개국을 제외한 31개국에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옥스퍼드대를 중심으로 한 국제 공동 연구팀은 3일(현지시간) 국제학술지 '브리티시 메디컬저널'(BMJ)에서 세계 37개국의 지난해 사망 통계 및 기대수명(life expectancy) 등을 비교 분석해 이런 결과를 얻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세계 37개국의 지난해 기대수명을 조사하고, 지난해 코로나19로 숨진 사망자들이 자신의 기대수명보다 얼마나 일찍 사망했는지를 분석해 국가별로 코로나19로 인해 발생한 수명 손실의 총합을 계산했다.
기대수명은 현재의 사망률이 평생 지속될 때 그해에 태어나는 신생아가 향후 살 것으로 기대되는 평균연령을 말한다. 이 연구는 기대수명이 75세인 사람이 코로나19로 60세에 사망한 경우 수명이 15년 단축된 것으로 계산하는 식으로 이뤄졌다.
그 결과 지난해 조사대상 37개국 가운데 31개국에서 기대수명과 비교해 단축된 국민들의 수명을 합하면 2천810만 년이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남성의 수명 손실이 1천730만 년, 여성의 수명 손실이 1천80만 년으로 분석됐다.
대만과 뉴질랜드, 노르웨이, 아이슬란드, 덴마크, 한국 등 6개국에서는 기대수명과 비교해 코로나19로 인한 국민 수명 손실은 없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국가별로 인구 10만 명당 코로나19로 인한 수명 손실이 가장 컸던 나라는 불가리아(남성 7천260년, 여성 3천730년)였고, 다음은 러시아(남성 7천20, 여성 4천760년), 리투아니아(남성 5천430년, 여성 2천640), 미국(남성 4천350년, 여성 2천430년) 등 순이었다.
코로나19의 영향으로 기대수명도 지난해 31개국에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대수명 감소 폭이 가장 큰 나라는 러시아로 남성이 2.33년, 여성이 2.14년 줄었고, 다음은 미국(남성 2.27년, 여성 1.61년), 불가리아(1.96년, 여성 1.37년), 리투아니아(남성 1.83년, 여성 1.21년), 칠레(남성 1.64년, 여성 0.88년) 등 순이었다.
그러나 뉴질랜드와 대만, 노르웨이는 기대수명이 오히려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덴마크와 아이슬란드 한국은 기대수명에 뚜렷한 변화가 없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연구팀은 "지난해 31개국에서 2천800만 년 이상의 수명이 단축됐고, 수명 단축 폭은 여성보다 남성에서 더 컸다"며 "코로나19와 관련해 지난해에 발생한 이런 수명 손실은 2015년 유행한 계절성 독감으로 인한 수명 손실보다 5배 이상 큰 것"이라고 밝혔다.
scitech@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좋아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