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로이드 숨진 미니애폴리스 '경찰서 폐지' 불발
'경찰→보건 중심 조직' 대체안 주민투표 부결
경찰폭력 탓 발의…강력범죄 대응력 의문 속 56% 반대
(서울=연합뉴스) 전명훈 기자 =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 발생 도시인 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시에서 경찰을 다른 기관으로 대체하는 방안이 주민투표에 부쳐졌으나 부결됐다고 2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 AFP통신 등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날 주민투표에서는 경찰서 대신 '치안국'을 설치하는 내용의 미니애폴리스 헌장 개정안에 대해 유권자 56%가 반대표를 던졌다.
경찰서의 대안으로 제시된 '치안국'은 '종합적이고 공공 보건적인 방식'의 치안 정책을 내세웠다.
일부 신고 전화에는 정신건강 담당자를 출동시키는 등, 폭력행위를 방지하는 방식에 더 노력을 기울이겠다는 것이다.
개정안에는 최소한의 경찰관 근무 인력을 규정하는 시 헌장을 삭제하는 내용도 담겨 있었다.
플로이드 사망 사건 이후 치솟았던 주민들의 경찰 개혁 요구가 주민투표로 구체화한 셈이다.
그동안 미니애폴리스 주민들은 경찰이 사건 현장에서 유독 유색인종을 향해 가혹할 만큼 폭력적인 진압 방식을 사용한다는 불만이 컸다.
그러나 다소 급진적인 '경찰서 폐지' 방안을 두고 찬반 의견이 팽팽히 맞서왔다.
진보 성향의 민주당 내에서도 일한 오마르 하원 의원, 키스 엘리슨 미네소타주 법무부 장관 등은 '치안국'안에 찬성 의사를 밝혀왔다.
반면 팀 월즈 주지사, 에이미 클로버샤 상원의원 등은 '경찰서 유지' 쪽에 무게를 실어 왔다.
주민들은 경찰의 폭력적인 공권력 집행을 견제해야 한다는 데에 동의하면서도, 아직 형태와 기능이 모호한 치안국이 강력범죄에 대응할 능력이 있는지에는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았다.
특히 치안국의 기능에 대해 구체적이고 정확한 정보가 충분히 제공되지 않았다는 점이 반대측 표심을 자극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워싱턴포스트는 분석했다.
투표 결과에 대한 반응도 엇갈렸다.
재선에 도전하면서 개정안에 대한 반대 의사를 꾸준히 밝혀온 제이컵 프레이 시장은 주민투표 부결 결과에 대해 환영의 뜻을 밝혔다. 그러면서 "경찰관들이 지역사회에서 함께 일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치안국 설치를 주장해온 시민단체 운동가 저네이 베이츠는 "주민투표 부결은 반대주의자들이 내세운 '허위 정보' 때문"이라며 "단체의 노력이 치안 관련 담론의 방향을 바꿨다. 경찰 개혁을 위해 계속 싸울 것"이라고 말했다.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은 작년 5월 위조지폐 사용 혐의를 받는 흑인 플로이드가 체포되는 과정에서 백인 경찰관 무릎에 9분29초간 목이 짓눌린 끝에 숨진 사건이다. 이 사건을 계기로 미국 전역에서 유색인종에 대한 경찰의 폭력에 항의하는 시위가 일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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