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가스실 되나'…印뉴델리 대기오염 급속 악화
디왈리 축제 앞두고 폭죽에 각종 오염물질 가세
(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겨울철마다 세계 최악의 대기오염에 시달리는 인도 수도 뉴델리의 공기가 올해도 본격적으로 나빠지기 시작했다.
3일 인도 대기질 정보 사이트 에어베다 등에 따르면 뉴델리의 이날 오전 공기질 지수(미국 AQI 기준)는 200∼300대를 넘어섰다.
뉴델리 일부 지역에서는 이 수치가 571까지 치솟기도 했다.
AQI 단계는 ▲ 좋음(0∼50) ▲ 보통(51∼100) ▲ 민감한 사람한테 건강에 해로움(101∼150) ▲ 건강에 해로움(151∼200) ▲ 매우 건강에 해로움(201∼300) ▲ 위험(301∼500)으로 나뉜다.
AQI는 나라별로 집계 기준이나 방식이 조금씩 다른데 이날 인도 AQI 지수로는 700을 넘어서기도 했다. 인도 AQI 지수도 401을 넘어가면 '심각' 단계로 진입한다.
뉴델리의 대기는 추수가 끝나는 10월부터 나빠지기 시작한다.
뉴델리 인근 여러 주의 농부들이 11월 중순 시작되는 파종기까지 논밭의 잔여물을 마구 태우는 바람에 엄청난 재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대기오염 저감 장치를 제대로 갖추지 않은 발전소와 노후 공장들이 매연을 뿜어내고 도심 빈민들이 난방과 취사를 위해 타이어 등 각종 폐자재를 태운 연기 등이 더해진다.
설상가상으로 이 시기에 열리는 디왈리 축제 시즌 때 주민들이 몰려나와 엄청난 양의 폭죽을 터뜨리면서 오염을 더욱 악화시킨다. 2019년에는 아르빈드 케지리왈 델리주 총리가 "델리가 가스실로 변했다"고 탄식하기도 했다.
다만 올해는 몬순 우기가 길어지면서 10월 대기질은 예년보다 상당히 좋은 편이었다.
하지만 당국은 이런 '이변'도 이제 끝났으며 올해도 디왈리인 4일을 전후해 대기질이 크게 나빠질 것이라고 경고한 상태다.
실제로 디왈리 축제일인 지난해 11월 14일 밤의 경우 뉴델리 곳곳의 공기 질 지수(미국 AQI 기준)는 1천을 훌쩍 넘었고, 초미세먼지(PM 2.5) 농도가 1천㎍/㎥를 넘나드는 곳도 속출했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올해 수정한 일평균 초미세먼지 농도의 안전 권고 기준은 15㎍/㎥ 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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