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중수본, 가금 방사사육 금지·감염여부 일제 검사
검출 지역 출입통제…인근 도로 등 매일 소독 예정
(서울=연합뉴스) 이영섭 기자 = 국내 야생조류에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검출되자 정부가 전국 가금농장을 대상으로 방사 사육을 금지하는 등 방역 조치를 대폭 강화하고 나섰다.
AI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는 2일 긴급 상황 회의를 열고 AI 방역 조치를 점검했다.
당국이 전날 충남 천안 곡교천에서 채취한 야생조류 17마리의 시료를 검사한 결과 1마리에서 H5N1형 고병원성 AI 항원이 검출됐다.
정부는 포획 시료 감염률이 낮고 항체가 모두 음성인 점으로 보아 최근 감염된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또 AI에 감염된 채 국내에 도래한 철새로부터 2차 감염이 일어났을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아울러 국내 다른 지역도 오염됐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중수본은 "그간 철새에서 고병원성 AI가 검출됐을 때는 얼마 후 가금 농장에서도 검출되고 또 멀리 떨어진 지역에서도 발생한 사례가 많다"며 "전국적으로 안심할 수 없는 엄중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에 중수본은 AI가 발견된 직후 위기 단계를 '심각'으로 격상하고 방역 조처를 강화했다.
우선 고병원성 AI에 감염된 야생조류와 가금 간 접촉을 막기 위해 전국 가금농장을 대상으로 방사 사육을 금지했다.
또 방역에 취약한 오리농장과 계류장 내 가금, 도축장 출하 전 모든 가금의 감염 여부를 검사하기로 했다.
육용 오리의 출하 기간은 기존 3일 이내에서 당일 이내로 단축했다.
이와 함께 전국 전통시장에서 월 2회 운영해온 휴업 및 소독의 날을 매주 수요일 운영토록 했으며, 전국 거점 소독시설과 통제초소의 관리 태세도 점검할 예정이다.
이번에 고병원성 AI가 검출된 천안 곡교천과 인근 철새 도래지 13곳의 3㎞ 이내 지역은 '특별관리지역'으로 설정하고 출입 통제와 예찰 활동을 강화한다.
특히 곡교천에는 통제초소를 두고 반경 500ｍ 이내로는 축산차량뿐 아니라 낚시객 등 일반인의 출입도 제한한다.
철새도래지 주변 도로와 농가의 진·출입로는 매일 소독할 방침이다.
AI 중수본부장인 김현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전국 주요 철새도래지에 이미 오염원이 퍼졌을 우려가 있다"면서 "농장 관계자는 농장 부출입구나 축사 뒷문을 폐쇄하고, 시설 소독과 손 씻기 등 기본 방역수칙을 철저히 준수해달라"고 당부했다.
김 본부장은 또 "농장을 출입하는 차량 역시 반드시 소독해야 한다"면서 "사육 가금에서 폐사나 산란율 저하 등 이상이 확인되면 즉시 방역 당국에 신고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youngle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