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레반, 국제사회에 아프간 친환경 프로젝트 재개 요청
"기후변화 대응 및 취업기회 제공 가능"…치안 보장 약속
(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아프가니스탄 집권 세력인 이슬람 무장조직 탈레반이 국제사회에 자국 내에서 진행되던 친환경 프로젝트를 재개해 달라고 요청했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회의(COP26)가 개막한 것에 맞춰 탈레반도 정상 국가를 지향하며 국제사회에 자신들의 목소리를 낸 것이다.
탈레반 과도정부에 의해 유엔(UN)대사로 임명된 수하일 샤힌은 이날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아프간의 기후는 취약하다며 이를 보완하기 위해 엄청난 작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일부 기후 변화 프로젝트는 녹색기후기금(GCF), 유엔개발계획(UNDP), 아프간 에이드 등의 자금 지원으로 이미 승인된 상태"라며 이 프로젝트들은 전면적으로 재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샤힌 대사는 이런 작업은 기후 변화 대응에 도움을 줄 수 있고 다른 한편으로는 아프간 국민에게 취업 기회도 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아프가니스탄 이슬람 에미리트(탈레반 정부의 국호)는 비정부기구(NGO)와 구호 단체의 작업에 치안과 안전한 환경을 제공하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탈레반은 지난 8월 아프간 집권에 성공한 후 국제사회로부터 인정받기 위해 노력 중이지만 아직 이렇다 할 성과는 거두지 못한 상태다.
국제사회가 탈레반에 여성 인권 존중, 포용적 정부 구성, 테러리즘 근절 등에서 달라진 모습을 먼저 보여달라고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탈레반은 이번 COP26에도 참석하지 못했다.
탈레반은 재집권을 통해 오랜 내전을 끝냈지만 이후 심각한 경제난에 시달리고 있다.
미국 등에 예치된 아프간 중앙은행의 외화 90억 달러(10조6천억원) 이상이 동결된 데다 국제사회의 원조도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와중에 가뭄, 기근, 물가 폭등, 실업자 폭증 등이 이어지는 중이다.
유엔 세계식량계획(WFP)은 지난달 24일 긴급 조치가 마련되지 않는다면 어린이 등 수백만 명의 아프간 국민이 굶어 죽을 수 있다고 경고하며 인도적 지원을 위한 자금 동결 해제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당시 데이비드 비즐리 WFP 사무총장은 아프간 인구 3천900만명 가운데 절반이 넘는 2천280만명이 극심한 식량 불안정과 기아 상태에 맞닥뜨렸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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