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포토] '죽은 자들'이 도심 활보하는 날…멕시코 망자의 날 행진
코로나19 여파로 2년만에 퍼레이드 진행…구경 인파 인산인해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고미혜 특파원 = 11월 1∼2일 '망자의 날'(죽은 자들의 날)을 하루 앞둔 31일(현지시간) 멕시코 수도 멕시코시티 도심엔 화려하게 장식을 한 '해골'들이 거리를 누볐습니다.
해마다 이맘때 멕시코 안팎의 많은 이들이 손꼽아 기다리는 망자의 날 퍼레이드입니다.
이날의 상징과도 같은 우아한 차림의 해골 여성 캐릭터 '카트리나'를 비롯해 알록달록 다양한 모습의 해골들이 소칼로 광장에서 출발해 레포르마 대로를 따라 8.7㎞를 행진했습니다.
망자의 날을 다룬 디즈니 애니메이션 '코코'의 실사판이라고 할 수 있죠.작년 퍼레이드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탓에 이번이 2년 만에 찾아온 퍼레이드였습니다.
인파가 몰릴 것을 우려해 예년보다 행진 구간을 늘렸지만, 길목마다 사람들이 잔뜩 몰려 목을 빼고 흥겨운 행진을 함께했습니다.
퍼레이드 참가자뿐 아니라 관객 중에도 해골 분장을 한 사람들이 많았는데 해골도 코로나19는 무서운지 분장 위에 얼굴 가리개나 마스크를 쓰기도 했습니다.
유네스코 무형유산으로도 등재된 망자의 날에 멕시코인들은 죽은 가족과 친척, 친구들을 위해 음식과 꽃으로 제단을 만들고, 묘지를 찾아가 사랑했던 망자들을 추억합니다.
이름은 죽은 자들의 날이지만, 그 어느 때보다도 생기가 넘치는 명절이기도 합니다.
이날 퍼레이드 출발을 알린 멕시코시티 관계자의 말처럼 죽음이 아니라 "삶을 기리기 위한" 날이라고도 볼 수 있죠.
mihy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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