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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동남아가 문을 연다...태국·싱가포르 필두 경쟁적 재개방
"동남아 GDP 12% 차지…다른 나라에 뒤쳐지면 안돼" 속속 문열어
코로나 확산 필리핀, 쿠데타 미얀마 등은 재개방 엄두 아직 못내



(방콕=연합뉴스) 김남권 특파원 = 동남아시아가 코로나19 사태로 꽁꽁 닫혔던 국경 문을 11월부터 본격적으로 연다.
관광업이 경제에서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국가들이 적지 않은 만큼, 코로나19로 곤두박질친 경제를 회복시키기 위해 관광업 되살리기에 경쟁적으로 나서는 모양새다.
여기에는 재개방이 다른 나라에 뒤쳐질 경우, 관광객 유치 주도권을 빼앗길 수 있다는 우려도 작용하고 있다.
31일 동남아 각국 언론 및 외신에 따르면 가장 대규모로 국경을 재개방하는 국가는 태국이다.
내달 1일부터 한국을 포함한 46개국을 대상으로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완료한 방문객들에게 무격리 입국을 허용한다.
코로나19 음성 증명서를 구비한 뒤 태국 도착 후 호텔에서 하루 또는 이틀간 머물면서 유전자증폭(PCR) 검사에서 음성이 확인되면 자유롭게 태국을 돌아다닐 수 있다.
쁘라윳 짠오차 총리는 태국이 너무 늦게 재개방에 나서면 해외 관광객들이 다른 곳으로 발길을 돌릴 것이라며 재개방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태국은 관광산업이 직·간접적으로 국내총생산(GDP)의 20% 가까이 차지한다.
그러나 지난해 코로나19 사태로 2019년 약 4천만명에 달하던 관광객이 670만명으로 수준으로 급감했다.
이 때문에 지난해 경제성장률이 -6.1%로 1998년 외환위기(-7.6%) 이후 최악을 기록했다.



코로나19 백신 접종 완료율이 84%로 세계 최고 수준인 싱가포르는 이달부터 이미 재개방의 시동을 걸었고, 11월에는 이를 더욱 확대한다.
코로나19를 관리하며 공존하는 '위드 코로나'를 8월부터 시행 중인 싱가포르는 이달 중순부터 미국과 영국 등 10개국과 이미 코로나19 백신 접종 완료자들에 대한 무격리 입국을 진행 중이다.
내달 8일에는 호주와 스위스가 그리고 15일부터는 한국이 '무격리 입국 국가' 리스트에 각각 추가된다.
다른 동남아 국가들도 뒤질세라 유명 관광지를 중심으로 제한적·시험적 재개방에 나서고 있다.



말레이시아는 내달 15일부터 휴양지 랑카위섬을 외국인에게도 시험 개방한다.
다만 관광객은 8만 달러(약 9천400만원) 이상 여행자 보험에 가입해야 섬을 방문할 수 있다. 또,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완료해야 하며 최소 3일간 섬에 머물러야 한다.
말레이시아 정부는 3개월간의 랑카위섬 시험 개방 결과를 토대로 다른 관광지 개방 여부도 검토할 예정이다.



베트남도 내달 20일부터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완료한 해외 방문객들에게 푸꾸옥섬 등 일부 관광지를 시험 개방한다.
입국시 7일간 격리해야 한다는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지만, 베트남뉴스통신(VNA)은 지난 28일 코로나19 검사에서 음성이 확인되는 해외 방문객들은 격리할 필요가 없다고 보도했다.
베트남에서도 관광 산업은 국내총생산(GDP)에서 10%가 넘는 비중을 차지하지만 코로나 사태로 큰 타격을 입었다.
코로나 전인 2019년 1천800만명에 달했던 외국인 방문객은 지난해 380만명으로 줄었다.




인도네시아는 이달 14일부터 한국, 중국, 일본 등을 포함해 18개국의 백신접종 완료 외국인 관광객에게 발리, 빈탄, 바탐섬을 개방하고 있다.
5일간 의무 격리는 해야 한다.
캄보디아도 백신 접종 완료자들을 대상으로 해양 스포츠 명소인 시아누크빌과 코롱섬을 비롯해 리조트 지역인 다라 사코르를 다음달 30일부터 개방하기로 했다.
해당 지역에서 최소 5일간 머물고 추가로 검사를 받은 뒤에는 다른 지역으로 이동이 가능하다.
이와 달리 필리핀과 미얀마, 라오스 등은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여전히 많거나 쿠데타 등으로 인해 아직 재개방을 진행할 준비가 안 된 상태다.



여행분야 전문가인 페어 앤더슨은 싱가포르 일간 스트레이츠 타임스에 "모든 (아세안) 국가가 다른 국가들의 행보를 주시하고 있으며, 많은 관광 장관들은 그들의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 동료들보다 뒤처지고 싶지 않다고 말해왔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각국 정부는 올해에도 해외 관광객에게 문을 열지 않는다면, 관광산업이 거의 남아있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깨닫고 있다"고 덧붙였다.
말레이시아 낸시 슈크리 관광부장관도 최근 CNBC와 인터뷰에서 이웃 국가들이 해외 여행객들에 대한 국경 봉쇄를 완화하는 만큼, 말레이시아도 여기에서 밀려나기를 원하지 않는다고 밝혔다고 신문은 전했다.
아시아개발은행(ADB)에 따르면 관광 산업은 동남아 지역 국내총생산(GDP)의 12.1% 정도를 차지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south@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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