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무줄 진료비' 비급여에 표준수가 도입해야"
보험연구원 토론회…"도수치료 등 비급여 관리 부실로 국민부담↑"
(서울=연합뉴스) 하채림 기자 = 국민 의료비 부담과 실손의료보험(실손보험) 보험료 상승에 제동을 걸기 위해 도수치료와 비타민주사 등 비급여 진료에 표준진료비(표준수가)를 도입하자는 전문가 제안이 나왔다.
보험연구원이 29일 온라인으로 중계한 '인구고령화 시대, 국민건강보험과 민영건강보험의 역할과 과제' 정책토론회에 참석한 공·사보험 전문가들은 국민건강보험제도가 지속하려면 건강보험과 민간보험의 역할을 재정립하고 상호 협력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건강보험당국은 민간보험이 무분별하게 서비스를 확대해 건강보험 재정에 해를 끼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진용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연구소장은 "의학적 근거가 불충분한 의료행위에 대한 부적절한 서비스 확대는 국민의료비 부담을 가중할 뿐만 아니라 국민건강보험 재정에도 지속적인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 소장은 "과다한 의료 이용을 억제하고 건강보험의 재정을 관리하려면 건강보험도 민간보험의 자료를 요청해 그 규모와 적정성에 대해 검토해야 한다"며 "국민이 체감하는 건강보장과 의료비 부담 경감을 위해서는 건강보험과 민간보험이 환자 단위 자료 구축·관리를 시작으로 협업을 펼쳐야 한다"고 제안했다.
보험연구원 소속 정성희 연구실장은 건강보험 본인부담을 경감하는 장치로서 민간보험의 역할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재정 누수를 막기 위해 체계적인 비급여 관리에 나서야 한다고 주문했다.
정 실장은 "비급여 의료 관리를 위해 보건당국이 보장성 강화를 추진할 때 백내장 수술과 척추질환 수술 등 과잉 공급이 빈번한 항목에 우선하여 건강보험을 적용해 감시하고, 비급여 통계를 수집해 표준수가제도 도입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건의했다.
비급여 진료의 상한가, 평균가, 원가, 협상가격 등을 기준으로 표준 진료비를 도출해 활용하자는 것이다.
현재 비급여 진료비는 의료기관의 자율에 맡겨져 있다.
홍석철 서울대 교수는 비급여 의료 관리 없이 보장성 강화정책, 이른바 '문재인 케어'를 추진한 결과, 의료비가 오히려 증가했다고 지적하고, 건강보험 지속성을 위해 비급여 의료서비스 관리를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 교수는 또 "민간보험은 건강보험의 본인부담금(법정본인부담금)에 대한 보장을 제고하고, 인구고령화에 대비해 요양, 돌봄, 간병, 건강관리, 신의료기술 등 새로운 건강보험 수요에 대응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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