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와티니 국왕 '거국 대화' 수용…남아프리카 특사단 중재
SADC 특사단 접견 후 입장 밝혀…대화 시기는 뒤로 미뤄
(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김성진 특파원 = 아프리카 마지막 절대 왕정인 에스와티니의 음스와티 3세 국왕이 최근 반정부 시위에 거국적 대화를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음스와티 3세는 지난 21∼22일 지역 블록인 남아프리카개발공동체(SADC)의 중재 사절단을 접견한 뒤 이같이 밝혔다.
SADC 산하 안보기관 의장을 맡는 시릴 라마포사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은 23일 의장 명의의 성명에서 "국왕 음스와티 3세가 거국적 대화의 필요성을 수용했다"고 말했다.
이어 "나는 모든 당사자가 그 과정이 시작할 수 있도록 평온, 자제, 법치와 인권에 대한 존중을 호소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대화의 시점이 문제이다.
에스와티니 정부는 이날 트위터로 거국 대화가 '인꽐라' 왕실 행사 이후 시작될 것이라고 밝혔다.
인꽐라는 통상 12월 중순부터 다음 해 1월 초순까지 하는 남성 중심의 왕실 행사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민주화 운동 진영이 그만큼 여유 있게 기다려줄지가 현 사태 전개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민주화 진영이 석방을 촉구했음에도 불구하고 당국은 오래전에 구속된 국회의원 2명에 대한 보석 심사도 진행하지 않고 있다.
김한기 에스와티니 한인회장은 이날 연합뉴스에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어제부터 시위는 조용한 편"이라면서 "시위를 주도하던 버스 기사들도 업무에 복귀했다"고 전했다.
AFP통신에 따르면 경찰은 지난 6월 생활고와 정치적 자유 부족으로 촉발된 반왕정 과격 시위 이후 37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현지 시민단체는 소요로 인한 사망자가 약 80명이라고 주장했다.
sungj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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