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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실가스 누가 몰래 내보내나 위성이 지켜본다
내달 기후총회서 감시체계 도입 논의
기후협약 준수 점검…권위주의 국가 '꼼짝마'


(서울=연합뉴스) 박의래 기자 = 세계 각국의 기후변화 대응이 제대로 이뤄지고 있는지 점검할 수단으로 위성 기술이 주목받고 있다.
1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위성을 통해 숨은 온실가스 배출원을 찾아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위성은 분광기를 이용해 지구 표면에서 반사되는 햇빛을 받아들여 메탄 등 온실가스 배출을 탐지한다.
화학물질마다 반사되는 빛이 다르게 나타난다는 점을 이용해 가스의 종류를 특정하는 방식이다.
위성이 지구 표면을 세밀하게 사진으로 찍어 지구에 보내면 알고리즘을 통해 공기 중에 얼마나 많은 메탄이 있는지, 가스가 새는 곳이 어디인지를 해석한다.
이런 방법을 이용하면 온실가스 배출을 위한 직접 탐사나 항공기 접근을 거부하는 권위주의 국가들의 온실가스 배출이나 그동안 알지 못했던 배출원을 찾아낼 수 있다.
전 세계 각국과 대형 기업들이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겠다고 약속한 것을 잘 지키는지도 확인할 수 있다.
이미 위성을 통한 온실가스 배출 감시는 민간 기업들을 통해 이뤄지고 있다.
프랑스의 데이터 분석 회사 케이로스(Kayrros)는 지난 4월 유럽우주국(ESA)의 공개 정보를 활용해 러시아가 지난해 가스관과 가스추출 시설에서 배출되는 메탄가스 기둥들이 40% 증가했다고 계산했다.
캐나다의 스타트업인 '지에이치지샛(GHGSat)'은 투르크메니스탄에서 천연가스 압축기가 고장나 엄청난 메탄가스 기둥이 타지 않고 그대로 배출되고 있다는 사실을 2016년에 발사한 첫 번째 위성으로 발견해 주목받았다.
GHGSAT은 지난해 전 세계 수백만 개의 송유관과 유정을 관찰할 수 있는 2개의 위성을 발사했다. 또 지난 7월에는 4천500만 달러(약 531억원) 자금을 유치해 앞으로 10개 이상의 위성을 발사할 계획이다.
특히 GHGSat은 석유기업들의 지원을 받는다. 사우디 아람코와 엑손모빌 등 세계 주요 석유기업들이 파리기후변화협약을 준수하기 위해 만든 오일가스기후변화이니셔티브(OGCI)가 GHGSat의 주요 투자자다.
석유 기업들은 위성 감시 프로젝트를 통해 자신들이 청정한 방법으로 석유를 생산하는 것을 증명할 수 있다며 이 같은 계획을 환영한다.
로열더치셸의 미국 회장인 그레첸 왓킨스는 "매우 예민하고 정확한 인공위성이 메탄 배출을 검증해 모든 석유 수출국을 동일한 기준으로 판단할 수 있다고 생각해보라"며 "그것은 승리"라고 말했다.

위성으로 온실가스 배출을 확인할 수 있게 되면서 세계 각국은 서로 온실가스 배출 책임을 묻기 위해서라도 앞다퉈 위성 발사에 나서고 있다.
내달 영국에서 열리는 제26회 유엔기후변화 회의에서도 온실가스 측정을 위한 방법으로 위성 사용이 논의될 전망이다.
이에 앞서 미국은 지난 7월 러시아와 협력해 인공위성을 통해 온실가스 배출량을 추적하겠다는 공동성명을 냈다.
존 케리 미국 기후특사는 위성을 이용하면 중국처럼 온실가스 배출 정보를 제대로 제공하지 않는 국가를 감시하는 데 유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중국은 이 같은 위성 발사가 안보 문제가 될 수 있다며 위성으로 중국을 감시하는 것을 통제하길 원하고 있다. 또 다른 나라들이 지적하는 것을 검증하기 위해 2016년 탄소 배출 감시 위성을 발사했으며 2025년까지 더 많은 감시 위성을 발사할 계획이다.
러시아는 케이로스가 메탄 배출이 엄청나게 늘었다고 지적하자 이를 묵살하고 자신들이 직접 감시 위성을 발사하기도 했다.
이 밖에도 프랑스국립우주연구소(CNES)는 영국과 함께 기후 감시 위성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CNES의 수석 과학자인 줄리엣 람빈은 "위성은 최고의 도구"라며 "조만간 전 세계를 관측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laecorp@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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