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민당 지한파 가와무라 정계은퇴할 듯…"총선 불출마"
지역구 놓고 하야시와 갈등…가와무라 장남 비례대표 내정 검토
(도쿄=연합뉴스) 이세원 특파원 = 일본 현직 정치인 중 대표적인 지한파인 가와무라 다케오(河村建夫·만 78) 전 관방장관이 정계를 은퇴할 것으로 알려졌다.
집권 자민당 소속 10선 중의원 의원인 가와무라는 오는 31일 실시되는 총선 출마를 보류하고 은퇴할 의향을 굳혔다고 요미우리(讀賣)신문 등 복수의 일본 언론이 14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아마리 아키라(甘利明) 자민당 간사장과 엔도 도시아키(遠藤利明) 자민당 선거대책위원장 등은 전날 당 본부에서 가와무라 의원을 면담하면서 이번 선거 때 가와무라의 지역구인 야마구치(山口)3구에 그를 공천하기 어렵다는 뜻을 통보했다.
자민당은 야마구치3구에 가와무라 대신 참의원 의원 5선 경력의 하야시 요시마사(林芳正) 전 문부과학상을 공천하기로 방침을 굳혔다고 후지뉴스네트워크(FNN)가 전했다.
하야시는 장차 일본 총리가 되겠다는 목표를 내걸어왔으며 이를 위해 중의원 선거에 출마하겠다며 올해 8월 참의원 의원직을 사직했다.
현직 의원인 가와무라의 지역구에 같은 당 소속 햐아시가 출마하려고 하면서 선거 때 표가 분산되고 야당에 자리를 넘길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으나 가와무라가 불출마하면서 '여당 분열' 상황은 피하게 됐다.
결과적으로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가 이끄는 파벌인 고치카이(宏池會)에 몸담은 하야시가 지역구를 차지하고 니카이 도시히로(二階俊博) 전 자민당 간사장 파벌에 속한 가와무라가 자리를 내준 양상이다.
다만, 자민당은 가와무라의 비서로 일하고 있는 장남 겐이치(建一·45)씨에게 비례대표 자리를 주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교도통신이 전했다.
가와무라는 일본 정계의 대표적인 지한파이며 그가 은퇴하기로 함에 따라 한일 양국 정계의 소통에도 다소의 영향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일한의원연맹 간사장인 가와무라는 한일 교류 확대나 우호 증진의 필요성을 역설했으며 재일본대한민국민단(민단), 주일한국계 경제인, 지일파 한국 정치인 등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 왔다.
가와무라는 최근 수년간 도쿄에서 열린 한국 관련 주요 행사에 어김없이 모습을 드러냈으며 수시로 한국을 방문하며 정계의 '파이프' 역할을 했다.
sewon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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