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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시다 "나 좀 취재해요"…달라진 환경에 일본 기자들 '얼떨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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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시다 "나 좀 취재해요"…달라진 환경에 일본 기자들 '얼떨떨'

(도쿄=연합뉴스) 박세진 특파원 = 일본 총리실을 커버하는 기자들이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총리 취임을 계기로 급변한 취재 환경을 실감하고 있다.
일본에선 공식 기자회견 외에는 총리나 각료들이 집무실 등을 드나들 때 로비나 통로에서 기다리던 기자들이 에워싼 채 질문하는 방식의 취재가 흔하다.
이를 '부라사가리'(ぶら下がり·매달린다는 의미) 취재라고 부르는데, 취재를 당하는 입장에선 약식회견을 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10일 산케이신문에 따르면 기시다 총리는 지난 4일 취임 이후 연일 관저를 드나들 때마다 부라사가리 취재에 응하고 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등 두 전직 총리 시절에는 기자단 요청으로 취재 자리가 마련된 뒤 질문에 답하는 소극적인 형식이 일반적이었지만, 기시다 총리는 기자들에게 취재해 달라고 먼저 요청하기도 한다고 한다.
산케이는 자민당 총재 선거 과정에서 다른 사람 얘기를 잘 듣는 것을 장점으로 내세웠던 기시다 총리가 자신의 소통능력을 부각하기 위해 언론 취재에 적극적으로 임하는 것으로 분석하면서 몇 사례를 거론했다.
수도권인 지바(千葉)현에서 규모 5.9의 직하(直下)형 지진이 일어나고 얼마 지나지 않은 8일 새벽 총리실 출입 기자들은 일제히 연락을 받았다.
8일 오전 1시 10분께 기시다 총리가 관저에서 나가면서 기자단 취재에 응할 테니 취재해 달라는 메시지였다.
기시다 총리가 이미 2시간 전에 지진 발생 보고를 받고 황급히 관저로 들어갈 때 취재에 응했기 때문에 기자단은 예상치 못했던 일이라고 한다.


기시다 총리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전화통화한 지난 7일 밤에도 기자단에 먼저 요청한 뒤 취재에 응했다.
스가 전 총리 시절에는 기자들의 취재나 회견 중에 질문을 끊는 경우가 많았는데, 기시다 총리는 "이제 됐나요"라며 질문할 게 더 없는지 기자들에게 반문하는 상황도 연출되고 있다.
산케이는 약식회견(부라사가리 취재) 때도 스가 전 총리는 미리 알려준 질문에만 답하거나 원고를 읽는 식으로 답변해 소통능력이 부족하다는 비판을 받았다면서 말주변이 없다고 스스로 인정한 기시다 총리의 경우 성실한 대응으로 약점을 보완하려는 자세가 두드러진다고 호평했다.



한편 기시다 총리는 취임 후 첫 현장 시찰로 9일 도쿄 스미다(墨田)구에 소재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 치료 병원을 찾은 데 이어 이날(10일) 요코하마 시내의 코로나19 숙박 요양 시설을 둘러봤다.
교도통신은 이틀 연속으로 이뤄진 기시다 총리의 코로나19 관련 시설 시찰은 코로나19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는 메시지를 던진 것이라고 분석했다.
parksj@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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