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코 총선서 바비시 총리 '아웃'…보수·중도좌파 연정구성 시도
'판도라 페이퍼스'서 신고안하고 프랑스 남부 빌라 2채 구매해 지목
(베를린=연합뉴스) 이 율 특파원 = 9일(현지시간) 치러진 체코 연방하원 총선거에서 안드레이 바비시 총리의 소속 정당인 긍정당(ANO)이 근소한 차이로 패배하면서 바비시 총리가 물러나게 됐다.
바비스 총리 반대 진영을 형성한 보수 성향 시민민주당(ODS) 주도의 '함께(Spolu)' 연합과 중도 좌파 성향의 해적당·스탄 연합은 연립정부 구성을 시도하게 될 전망이다.
체코 통계청에 따르면 총선 개표가 99% 완료된 가운데, 함께 연합은 27.7%를 득표해 27.1%를 득표한 긍정당을 제치고 제1당이 됐다. 해적당·스탄 연합은 15.5%를 득표했다.
이로써 바비스 총리 반대 진영은 연방의회 200석 가운데 109석을 차지해 확실히 과반을 얻게 됐다고 독일 쥐트도이체차이퉁(SZ) 등이 전했다.
그동안 긍정당과 바비시 총리와 정부를 함께 운영해온 중도좌파 성향의 사회민주당(CSSD), 공산당의 의석은 이에 한참 못 미친다.
함께 연합의 페트르 피알라 총리 후보는 프라하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변화가 도래했다"면서 "우리는 변화를 약속했고, 이제 실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자유주의와 보수주의를 표방하는 보수 연합과 2033년 조기 석탄연료 폐기를 내세운 중도좌파 연합 간의 간극은 큰 상황이라고 SZ는 진단했다.
다만, 양측 모두 바비시 총리가 교체돼야 한다는 데는 의견이 일치했다.
바비시 총리는 지난 3일 공개된 '판도라 페이퍼스'에서 2009년 프랑스 남부에 빌라 2채를 사기 위해 2천200만 달러(약 263억원)를 유령회사에 투자해놓고, 유령회사와 해당 부동산을 자산 신고서에 공개하지 않은 것으로 지목됐다.
그는 트위터를 통해 "관련 주장들은 이번 주에 예정된 선거에 영향을 주기 위한 시도"라며 "잘못된 일이나 불법적인 행위를 한 적이 없다"고 주장한 바 있다.
yulsi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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