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산소 고산지대' 중국 서부전구 사령관들 암 투병
홍콩매체 "전 사령관 최근 암으로 사망…관상동맥질환 흔해"
(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중국에서 신장(新疆), 시짱(西藏·티베트) 등 분리독립 운동이 이뤄져 온 자치구와 인도와의 접경 분쟁지 등 전략적으로 민감한 변경 지역을 관할하는 중국군 서부전구(戰區) 사령관들이 잇따라 암 투병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저산소·낮은 기온·고산 지대로 대표되는 해당 지역의 환경과 과중한 업무가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7일 홍콩 명보에 따르면 지난 7월 서부전구 사령관에서 물러난 장쉬둥(張旭東·58) 장군이 지난 1일 베이징에서 사망했다.
명보는 중국 현지 부고를 인용해 장쉬둥 장군이 병으로 사망했다면서 "그가 중병에 걸려 직무를 수행할 수 없다는 이전의 소문이 거짓이 아니라는 것이 확인됐다"고 전했다.
장쉬둥 장군은 작년 12월 서부전구 사령관에 취임했으나 6개월만에 쉬치링(徐起零·58) 장군으로 교체됐다.
당시 교체 사유는 알려지지 않았다.
그런데 이후 쉬치링 장군마저 두달 만에 교체됐다.
명보는 "장쉬둥 장군이 어떤 병을 앓았는지는 알려지지 않았으나 쉬치링 장군은 암 투병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군 소식통들을 인용해 "장쉬둥 장군이 암 투병 중이었으며 위장 관련 질환도 앓고 있었다"고 보도했다.
군 소식통은 "장쉬둥과 쉬치링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높이 평가하는 이들로, 군에서 떠오르는 스타였다"고 말했다.
또다른 군 소식통은 "쉬치링도 위장과 관련해 문제가 있다"며 "그래서 불과 두달 만에 서부전구 사령관에서 교체된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쉬치링 장군이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베이징 군사전문가 저우천밍(周晨鳴)은 최전선에 배치된 많은 장교와 지휘관이 위장병 등 건강 문제에 시달리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SCMP에 "저산소, 낮은 기온, 고위도의 서부전구 근무는 힘들다"며 "장교와 병사 사이에서 관상동맥질환은 흔한 문제가 되고 있다"고 전했다.
서부전구는 5년 전 중국군이 현대화와 전투대비 태세 강화를 위해 중국 전역을 5개 전구로 구분하면서 만들어졌다.
앞서 지난달 명보는 서부전구의 사령관이 1년새 4번 교체됐으며, 이를 둘러싸고 사령관들의 건강이상설이 제기된다고 전했다.
당시 명보는 "서부전구는 인민해방군의 5대 전쟁지역 중 가장 넓은 관할 구역을 가지고 있고 인도와 아프가니스탄의 최전선"이라며 "지휘관의 건강에 문제가 있는 것이 과중한 업무압박 탓인지 장교의 건강검진이 너무 엉성해 (승진 전 걸러내지 못한) 탓인지는 알 수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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