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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정상들, 오커스 사태 후 첫 만남…"자율성 높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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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정상들, 오커스 사태 후 첫 만남…"자율성 높이자"
미셸 상임의장 "최근 위기 교훈삼아 자체의 힘 키우자"
마크롱 佛 대통령 "더 강한 유럽 만들어야"

(서울=연합뉴스) 현윤경 기자 = 유럽연합(EU) 정상들이 미국·영국·호주의 안보 동맹 '오커스'(AUKUS) 출범과 미군의 아프가니스탄 철군 등 미국과 유럽의 공조에 균열을 낸 굵직한 사건 이후 처음으로 다 같이 얼굴을 맞댄 자리에서 유럽의 자립 필요성에 공감했다.
EU 각국 정상들은 5일(이하 현지시간) 슬로베니아 크란에서 열린 EU-서부 발칸 정상회의에서 역내 주요 문제들과 함께 최근 벌어진 주요 국제 현안들에 대해 의견을 교환하면서 유럽의 자율성을 강화해야 한다고 의견을 모았다.



미국의 일방적인 아프간 철군 결정으로 빚어진 큰 혼란과 오커스 출범으로 인해 이른바 '대서양 동맹'(미국과 유럽의 동맹)에 긴장감이 형성된 직후에 열린 EU 정상들의 첫 만남인 만큼 이날 논의는 최근의 지정학적 사건들과 맞물려 국제 무대에서 EU가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에 집중됐다고 AP, dpa 통신은 전했다.
샤를 미셸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만찬을 겸한 정상회의 서두에서 "우리의 협력과 동맹 관계에 발맞춰 EU가 어떻게 좀 더 자율적인 방식으로 행동할 수 있는지를 살피는 게 중요하다"며 EU의 자율성에 대한 고민이 EU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협력, 대(對)중국 관계 등과 함께 이번 만남의 화두임을 분명히 했다.
그는 만찬이 마무리된 뒤에는 "우리는 최근의 위기를 교훈 삼아 우리 자체의 힘을 키우고, (미국에 대한)위태로운 의존을 줄임으로써 탄력성을 키우는 데 주력할 것"이라며 "국제 무대에서 좀 더 효율적이고 단호해지려면 EU는 자율성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EU는 아프간에서 미국의 사실상 일방적인 철군 결정과 치욕스러운 카불 탈출 과정을 통해 미국에 대한 의존을 고스란히 드러냈고, 미국의 외교안보정책에 대한 회의감도 그만큼 커진 상황이다.
미국의 지원이 없었다면 유럽 국가들은 자국 시민은 물론 현지에 주둔하는 자국 병력의 안전한 철수를 보장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AP통신은 지적했다.
이런 중에 이뤄진 오커스 발족은 미국에 대한 EU 회원국들의 불만을 부채질했다. 중국 견제를 목표로 한 이 안보 동맹에 따라 호주는 미국, 영국의 지원으로 핵 추진 잠수함을 개발하기로 했는데, 이는 앞서 프랑스 업체와 맺은 560억 달러(약 66조원) 규모의 디젤 잠수함 계약을 파기를 의미한 까닭에 특히 프랑스가 크게 반발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이날 만찬에서 오커스에 대해 "프랑스나 유럽에 배려를 보여주는 것이었다고 할 수 없다"고 지적하며, 아프간 철군과 오커스 사태에서 드러난 EU의 취약성을 EU의 역량 강화의 지렛대로 삼을 것을 촉구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우리는 기술, 산업, 경제, 금융, 군사적 측면에서 더 강한 유럽을 만들어야 한다"며 "우리의 제 몫을 다하고, 우리의 협력자를 스스로 선택하고, 전통적인 우방과 긴밀히 협력할 수 있는 그런 유럽 말이다. 점점 혼란스러워지고 있는 지정학적인 맥락에서 오늘 밤 이 문제를 논의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미셸 상임의장은 또한 이 자리에서 EU와 나토의 협력을 통한 전략적 자율성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나토는 우리가 의지할 수 있는 안보의 축이다. 또한 우리는 우리의 동맹을 좀 더 튼튼히 하기 위해 보다 자율적으로 행동할 수 있어야 한다. 강한 우방이 강한 동맹을 만든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특히 경쟁자이자, 협력자인 동시에 체제상 라이벌인 중국과의 관계에 있어 우리 자체의 이익을 추구해야 한다"고 말해 미중 대결 구도 속에서 앞으로 EU가 미국 입장을 일방적으로 따르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한편, 호세프 보렐 EU 외교 안보정책 고위대표도 이날 프랑스 스트라스부르에 위치한 유럽의회에서 EU의 자율성 강화를 촉구했다.
그는 오커스를 EU에 대한 '경종'이라고 표현하며 "아프간 사태 이후 미국은 자신의 우선순위를 어떻게 재편하려 하는지에 대해 선명한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주된 것은 중국에의 대응"이라며 "우리는 이러한 새로운 상황에 적응할 준비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ykhyun14@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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