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다그룹, 홍콩 증시서 거래 정지…계열사 지분 매각설(종합)
중국매체 "타 기업이 헝다물업 지분 51% 인수해 경영권 확보 예정"
(선양=연합뉴스) 차병섭 특파원 = 파산설에 휩싸인 중국 부동산 개발업체 헝다(恒大)그룹 주식이 4일 홍콩 증시에서 거래 정지됐다.
블룸버그 통신 등에 따르면 헝다그룹과 헝다의 부동산 관리사업 부문인 헝다물업(物業) 주식의 홍콩 증시 거래가 잠정 중단됐으며, 이유는 아직 공시되지 않은 상태다.
경제매체 차이롄서(財聯社)는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다른 부동산업체인 허성촹잔(合生創展·Hopson Development)이 헝다물업 지분 51%를 인수해 경영권을 확보할 계획이며, 거래금액은 400억 홍콩달러(약 6조원)를 넘길 전망이라고 보도했다.
홍콩에 상장된 허성촹잔 주식 역시 이날 거래가 정지된 상태다.
헝다의 부채가 3천억 달러(약 356조원) 이상으로 알려진 가운데 헝다 주가는 올해 들어 80% 가량 하락한 상태다.
또 헝다의 채권 가치는 채무불이행(디폴트)에 대비해야 할 수준으로 떨어진 상태로, 헝다는 현금 확보를 위해 자산 매각을 추진 중이다.
헝다가 이미 지난달 23일과 29일 지급 예정됐던 달러 채권 이자를 제대로 내지 못한 가운데 이날 또 다른 채권의 실질 만기가 도래한 것으로 전해졌다.
쥐샹(鉅祥·Jumbo Fortune)기업이 발행한 2억6천만 달러(약 3천억원) 규모 달러채권의 만기가 지난 3일 도래했으며, 헝다그룹이 채권 담보인에 포함돼 있다는 것이다.
다만 헝다의 전기차 자회사인 헝다 신에너지차 그룹(헝다 헬스) 주식은 이날 거래 정지되지 않았으며, 장초반 6% 가량 빠졌다가 플러스로 전환하는 등 큰 변동성을 보이고 있다.
불안심리가 확산하는 가운데 홍콩 항셍 지수는 2% 넘게 하락한 상태다.
한편 블룸버그는 중국정부가 헝다 위기의 전염을 막기 위해 노력 중이지만, 헝다를 구제하지는 않을 전망이라고 전했다.
중국 당국이 지난주 금융권에 주택구입자와 부동산업계 지원을 위한 여신 완화를 촉구했고 인민은행이 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하는 등의 조치를 했지만, 헝다에 대한 직접적인 구제금융 지원에 나설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포세이돈 캐피털그룹의 제임스 펑은 블룸버그 인터뷰에서 중국 당국이 건설노동자, 주택 구매자, 협력업체, 대출업자 등의 순으로 구제할 것이라면서 역외 채권보유자들이 큰 피해를 볼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bsch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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