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레반 재집권 후 언론인 32명 구금"…언론 규정도 모호
"이슬람에 반하거나 국가 인사 모욕 시 보도 금지"
(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이슬람 무장조직 탈레반이 지난 8월 15일 아프가니스탄을 장악한 이후 32명 이상의 언론인을 구금한 것으로 나타났다.
EFE통신 등 외신은 1일 국제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HRW)를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HRW는 "구금된 언론인 대부분은 보도에 대해 경고를 받은 후 풀려났지만, 일부는 폭행당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이 단체는 이날 현재 1명 이상이 여전히 가족의 접근이 제한된 채 구금된 상태라고 덧붙였다.
HRW는 탈레반 과도정부 공보문화부가 최근 발표한 새 언론 규정의 문제점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정부에 대한 비판적 보도를 사실상 막을 수 있을 정도로 규정이 광범위하고 모호하다는 것이다.
HRW의 아시아 책임자 퍼트리샤 고스먼은 "탈레반이 '존중받는 이슬람의 가치'가 작동할 수 있도록 미디어를 허용하겠다고 했지만 새 규정은 미디어의 자유를 숨 막히게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HRW에 따르면 탈레반의 새 언론 규정은 이슬람에 반하거나 국가 인사를 모욕하는 보도를 금지한다.
규정은 관료에 의해 확인되지 않은 사항이나 대중의 태도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는 이슈도 보도하지 않도록 요구하고 있다.
고스먼은 새 언론 규정이 지나치게 포괄적이라 기자들은 자기 검열을 하고 있으며 감옥에 갈 수 있다는 점을 두려워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국제언론단체 언론인보호위원회(CPJ)도 지난달 초 이틀 사이 수도 카불에서 여성들의 인권 시위를 취재하다 탈레반에 의해 구금된 뒤 풀려난 언론인이 최소 14명이라고 밝힌 바 있다.
당시 소셜미디어(SNS)에는 탈레반 대원에게 폭행당해 등에 큰 멍이 생긴 남성 기자들의 사진이 퍼지기도 했다.
아프간 톨로뉴스에 따르면 탈레반이 재집권한 후에 한 달 동안 20개 주에 있는 언론사 153곳 이상이 운영을 중단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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