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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치 조력혐의 96세 여성, 재판 전 도주했다가 잡혀
6만5천명 숨진 강제수용소에서 비서 겸 타자수로 근무



(서울=연합뉴스) 이광빈 기자 = 나치 독일의 유대인 학살에 조력한 96세의 여성 전범자가 재판 직전 도망쳤다가 붙잡혔다.
30일(현지시간) 영국 BBC 방송에 따르면 이름가르트 F.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이 점령한 폴란드 그단스키 인근에 세워진 슈투트호프 강제수용소에서 비서 겸 타자수로 일했다.
슈투트호프 강제수용소에서는 유대인뿐만 아니라 폴란드인, 소련군 포로 등을 대상으로 집단 학살이 이뤄졌다. 사망자는 6만5천명 정도로 추산됐다.
이름가르트는 1943∼1945년 사이 강제수용소에서 1만1천건 정도의 살인을 조력한 혐의로 검찰에 기소됐다.
최근 수년간 크비크보른 지역의 요양원에서 살아온 이름가르트는 함부르크 북부의 이체호 지역의 법원에서 이날 재판을 받을 예정이었다.
그러나 이름가르트는 이날 아침 거주지를 떠나 택시 등을 이용해 함부르크로 도망갔다.
이에 법원은 체포영장을 발부했고 이름가르트는 도심 거리에서 경찰에 붙잡혀 잠정적으로 구금된 상태다.
법원은 재판을 오는 19일로 연기했다.
앞서 검찰은 2016년부터 5년간 미국과 이스라엘의 생존자 등을 상대로 이름가르트에 대한 수사를 진행하고, 이름가르트를 수감자 학살 조력 혐의로 기소했다.
이름가르트는 슈투트호프 강제수용소 파울 베르너 호페 사령관의 비서로 일했는데 학살에 대해서는 전쟁이 끝난 후에야 알게 됐다고 2019년 방송 인터뷰에서 주장한 바 있다.
독일 검찰은 지난 수년간 여러 나치 강제수용소 경비병들을 역시 학살 방조 혐의로 기소했다.
lkbi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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