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자살률 OECD 1위…20대 여성·10대 남성 크게 늘어
하루 36명씩 극단적 선택…10·20·30대 사망원인 1위
지난해 코로나 사망자 54% 80세 이상…알코올 관련 사망 10%↑
(세종=연합뉴스) 박용주 김다혜 기자 = 지난해 한국의 자살률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1위를 다시 한번 기록했다.
전체 자살 사망자 수는 소폭 줄었지만 10·20대 자살률이 크게 늘어나는 등 내용은 더 악화했다.
알코올과 연관된 사망률도 10% 증가율을 기록했다.
통계청은 이런 내용 등을 담은 2020년 사망원인통계 결과를 28일 발표했다.
◇ 한국 자살률 OECD 평균 2배 넘어
지난해 한국의 자살 사망자 수는 총 1만3천195명으로 전년 대비 4.4% 감소했다. 하루 평균 36.1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방식으로 생을 마감했다.
자살 사망률(인구 10만 명당 명수)은 25.7명으로 역시 전년 대비 4.4% 낮아졌다.
하지만 OECD 국가 간 연령표준화 자살률을 보면 한국은 23.5명으로 OECD 38개국 평균인 10.9명의 2배가 넘는다. 비교 대상 국가 중 자살률이 20명대인 국가는 한국을 제외하면 리투아니아(21.6명)가 유일하다.
연령표준화 자살률은 국가 간 연령구조 차이를 제거한 표준화 사망률 개념이다.
◇ 자살, 당뇨·알츠하이머보다 더 치명적
자살은 지난해 한국인의 사망 원인 중 5위를 차지한다. 암, 심장 질환, 폐렴, 뇌혈관 질환에 이어 전체 사망의 4.3% 비중을 차지한다. 당뇨병이나 알츠하이머병, 간 질환, 고혈압, 패혈증으로 죽는 사람보다 많다.
질병 이외 외부요인에 의한 사망 중에선 단연 비중이 가장 크다. 외부 요인에 의한 인구 10만명 당 사망자 수가 51.5명인데 그중 25.7명이 자살이다. 운수사고는 7.7명, 추락사고는 5.2명으로 상당한 격차가 있다.
성별로 보면 남성이 더 취약하다. 남성의 사망 원인 5위인데 비해 여성에선 8위다.
연령별로 보면 자살은 10대, 20대, 30대의 사망 원인 중 압도적 1위다. 40대, 50대에서 2위, 60대에서 4위다.
◇ 20대 여성 자살 늘어 20대 사망률 유일하게 상승
지난해 동향을 보면 70대(-16.0%)와 60대(-10.7%), 50대(-8.4%), 40대(-5.8%) 등 40대 이상에서 자살률이 감소한 가운데 20대(12.8%)와 10대(9.4%) 30대(0.7%) 등 30대 이하에서 자살률이 올라갔다.
20대의 자살률은 19.2명에서 21.7명으로 12.8% 급증했다. 10대도 5.9명에서 6.5명으로 9.4% 늘었다.
좀 더 자세히 들어가 보면 20대 여성 자살률이 16.6명에서 19.3명으로 16.5%나 증가했다. 10대 남성 자살률이 5.5명에서 6.5명으로 18.8% 늘어난 점도 주목할 부분이다.
젊은 연령대의 자살률 증가는 해당 연령대의 전체 사망률까지 바꿔놨다.
지난해 전 연령대의 사망률이 낮아지는 가운데 유독 20대만 사망률이 5.8% 증가했다. 20대 여성 사망률이 11.1%나 늘어난 여파다.
◇ 알코올 관련 사망률 10%↑…코로나 사망자 80세 이상 54%
알코올성 간질환 등 알코올 관련 사망자는 5천155명(1일 평균 14.1명)으로 전년 대비 461명 늘었다. 사망률은 지난해 10.0명으로 9.8% 증가했다.
알코올 관련 사망률은 남자가 17.3명으로 여자(2.8명)보다 6.1배 높다.
코로나19 관련 사망자 수는 지난해 950명이었다.
코로나19 사망률은 10만명당 1.9명으로 전체 사망 통계에 큰 영향을 미치는 수준까지는 아니었다.
다만 연령이 증가할수록 사망률도 증가, 80세 이상 사망률이 27.3명까지 올라갔다. 80세 이상이 사망자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54.5%에 달한다.
전 연령층에서 남자의 사망률이 여자보다 높았고 시도별로는 대구(7.7명), 경북(2.8명), 서울(2.1명) 순으로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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