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린 첫 여성시장 탄생 예고…한국계 2명 시의회 입성(종합)
메클렌부르크포어포메른 주의회 선거에서도 사민당 여성주지사 압승
(베를린=연합뉴스) 이 율 특파원 = 26일 독일 연방의원 총선거와 동시에 치러진 베를린시와 메클렌부르크포어포메른주 등 2곳의 지방의원 선거에서 사민당(SPD)이 승리를 거두면서 두 지역을 여성이 이끌게 됐다.
베를린시에서는 통독 이후 첫 여성시장 탄생이 예고된 가운데 지역구에서 출마한 한국계 후보 2명이 직선으로 시의원에 당선됐다.
메클렌부르크포어포메른주에서는 현직 여성 주지사가 압도적인 표차로 재선됐다.
27일 베를린시 선거관리위원회의 잠정 집계 결과에 따르면 사민당은 베를린시의회 선거에서 21.4%의 득표율로 승리를 거뒀다.
이에 따라 미하엘 뮐러 베를린시장(사민당)의 뒤를 이어 베를린시장 후보로 나선 프란치스카 기파이 전 독일 가정·노인·여성·청소년부 장관(사민당)이 연립정부 구성을 이끌 전망이다.
기파이 후보가 연정협상에 성공하면 동서베를린 통일 이후 첫 여성시장이 된다. 앞서 2차 세계대전 이후 베를린이 동서로 나뉘었던 1949년∼1951년 여성인 루이즈 슈뢰더가 서베를린 시장을 지낸 바 있다.
기파이는 자유베를린대 박사학위 논문 표절 의혹 속에 지난 5월 여성·청소년부 장관직에서 물러났지만, 베를린 시장 후보직은 유지했다.
개표 초반에 1위로 올라서기도 했던 녹색당은 18.9%를 득표해 2.5%포인트 차이로 제2당이 됐다.
5년 전인 2016년 선거 결과와 비교해보면 사민당은 당시 21.6%와 비슷한 성적을 거뒀지만, 녹색당은 15.2%에서 득표율이 상승했다.
기독민주당(CDU)은 18.1%로 3위, 좌파당은 15.6%로 4위를 각각 기록했고, 자유민주당(FDP)은 7.2% 득표해 꼴찌를 차지했다.
극우성향의 독일을 위한 대안(AfD)의 득표율은 8.0%로 내려앉아 5년 전 14.2% 대비 추락했다.
베를린시 슈테글리츠-첼렌도르프 1지역구에 출마한 녹색당 베네딕트 룩스 시의원은 28.9%를 득표해 사민당 후보(23.8%)를 제치고 당선됐다. 2006년부터 시의원으로 활동해온 그는 이번이 4선째 당선이다. 1981년 베를린에서 태어난 그는 어머니가 한국인이다.
베를린시 노이쾰른 4지역구에 처음 사민당 시의원 후보로 출마한 마르셀 홉 후보는 36.3%라는 높은 득표율로 기민당 후보(27.1%)를 제치고 시의회 입성에 성공했다. 1988년 역시 베를린에서 태어나 교사로 재직 중인 그는 어머니가 한국 출신 간호사다.
한편, 전날 베를린에서는 연방의원 총선거와 베를린시 및 구 지방선거, '대형 부동산회사의 보유주택을 몰수해 공유하는 방안'에 대한 주민투표 등 4가지 투표가 동시에 진행되면서 사고가 잇따랐다.
일부 투표소에서 투표용지가 모자라거나 잘못 조달돼 투표가 일시적으로 중단되면서 오후 6시까지 투표를 하지 못한 이들이 잇따라 나와 그 시간까지 줄을 선 사람은 투표 마감 시간 이후에도 투표를 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메클렌부르크포어포메른주 선거관리위원회의 잠정 집계 결과에 따르면 사민당은 메클렌부르크포어포메른 주의회 선거에서 39.6%를 득표해 압도적인 표 차로 승리를 거머쥐었다.
이에 따라 마누엘라 슈베지히 주지사(사민당)는 재선에 성공해 연립정부 구성에 나설 수 있게 됐다.
그는 전날 트위터에 "오늘 저녁은 여성들의 것"이라며 "그 여성들은 100년전 여성의 선거권과 피선거권을 쟁취했다"고 말했다.
사민당과 함께 연정을 이끌어온 기민당은 13.3%를 득표해 최악의 성적을 냈다. AfD는 16.7%를 득표해 2위를 차지했다. 좌파당은 9.9%, 녹색당은 6.3%, 녹색당은 5.8%를 각각 득표했다.
yulsi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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