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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플레이션' 경고등…금속·에너지 가격 급등
올해 알루미늄 48%↑…천연가스 102%↑



(서울=연합뉴스) 박진형 기자 = 국내외에서 물가 상승세가 차츰 강해지는 가운데 '그린플레이션' 흐름까지 뚜렷해지면서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가 한층 커지고 있다.
그린플레이션은 친환경 경제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관련 원자재 등 자원의 수요는 늘고 생산은 줄어 자원 가격이 오르는 현상이다.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그린플레이션의 영향으로 알루미늄, 구리, 니켈 등 여러 비철금속 가격이 초강세를 보이고 있다.
인포맥스에 따르면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 올해 들어 지난 24일까지 알루미늄은 47.8%, 구리는 20.7%, 니켈은 15.9% 각각 가격이 상승했다.
이들 금속은 전기차·배터리 등 친환경 산업에 따른 수요가 느는 가운데 각국의 환경 규제 강화로 오히려 생산은 어려워지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하재석 NH투자증권[005940] 연구원은 "신재생 에너지 확대가 구리, 아연, 니켈 등 산업금속 수요의 확대와 가격 상승을 야기하고 있다"며 "경기 '피크 아웃'(정점에 도달) 우려에도 고공행진 중인 알루미늄, 니켈 등 가격의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중 전기차·태양광 패널 등의 주요 소재인 알루미늄의 경우 최대 생산지인 중국 정부가 환경 문제로 인해 생산 규제의 고삐를 죄면서 가격이 한층 오르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대량의 전기를 소비하는 알루미늄 생산 과정 특성상 석탄 발전에 따른 탄소 배출량이 많은데 중국 당국의 탄소 감축 드라이브로 생산에 제약이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베스트투자증권[078020]에 따르면 7월 말부터 윈난성 등 중국 지방정부가 기업들에 대한 전력 공급 제한 조치에 나선 결과 알루미늄 생산시설 가동률 하락으로 이어졌으며, 알루미늄 외 아연 등 금속에서도 생산 차질이 발생했다.
최진영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탄소 배출 문제 등과 관련해 알루미늄을 '대표적 비(非)친환경 상품'으로 꼽으면서 중국의 탄소중립 참여에 따른 생산 차질을 고려하면 "가장 매력적인 투자 대상"이라고 평가했다.
최근 두드러진 천연가스 등 에너지 가격 상승도 그린플레이션과 무관하지 않다는 진단도 나온다.
올해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와 천연가스 가격은 각각 52.5%, 102.4% 뛰어올랐다.

삼성증권[016360]에 따르면 전체 발전량의 약 16%를 풍력에 의존하는 유럽에서는 올해 예년보다 바람이 충분히 불지 않아 전력 공급에 차질이 빚어지자 천연가스·석탄 발전이 늘면서 천연가스 가격 상승 및 전기요금 인상으로 이어지고 있다.
진종현 삼성증권 연구원은 "이는 기후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 풍력 발전 기술의 태생적 한계로 인해 발생한 근원적인 그린플레이션"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태양광 역시 기후에 극도로 민감하다면서 "이런 에너지원에서 발전된 유휴 전력을 장기간 저장해두는 배터리 기술의 발전이 없으면 신재생에너지 시대의 물가 변동성 확대 및 그린플레이션은 고질적인 문제로 남을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이처럼 그린플레이션이 일부 원자재 가격 상승을 이끌면서 상장지수증권(ETN) 등 관련 투자상품 수익률도 오르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3월 상장한 '대신 알루미늄 선물 ETN(H)'이 지난 24일까지 30.4% 올랐으며, '신한 구리 선물 ETN(H)'(+18.1%), '대신 니켈선물 ETN(H)'(+13.0%)도 올해 들어 18.1%, 13.0% 각각 상승했다.
또 '신한 천연가스 선물 ETN(H)', '신한 WTI원유 선물 ETN(H)'의 올해 수익률은 99.4%, 53.7%에 달했다.
김중원 현대차증권[001500] 연구원은 "전 세계적인 환경·사회·지배구조(ESG) 투자 확대에 따른 원자재 가격 상승이 미국의 인플레이션 압력 장기화를 유발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ESG 투자의 확산으로 향후에도 원자재 가격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므로 원자재 분야에 관심이 필요하다"고 관측했다.
jhpark@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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